5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오후 10시가 넘어서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위원장의 허락 없이 김행 후보자가 여당 의원을 따라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면서 청문회가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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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거센 항의를 이어가던 중 “갑시다”라는 말이 나오자 김 후보자는 일어서자마자 자료를 챙기기 시작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어딜 도망가요”라고 외치며 막아섰다. 청문회 정회 후 김 후보자가 복귀하지 않자 야당 의원들은 청문회 2일차 일정을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안건을 상정해 의결했다.
인사청문회는 시작 전부터 아슬아슬했다. 김 후보자가 의원들이 요구한 자료를 미리 제출하지 않고 이날 일부만을 서면으로 제출해 야당의원들의 항의가 빗발치며 회의가 1시간 가까이 늦어지기도 했다. 또 야당 의원들이 질의와 함께 준비한 영상을 여당이 문제 삼으며 회의장을 이탈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기도 했다. 여당 간사인 장경희 국민의힘 의원은 “여야 간사단 협의 없는 영상물을 상영하면 안 된다”며 “다 일어나세요. 나갑시다”라고 말했다. 이에 권인숙 여가위원장은 “영상물은 간사 협의사항이 아니다. 위원장 허가사항이다. 거기에 따르길 바란다”고 말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에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청문회) 파행을 작정하고 들어온 거죠?”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오후 들어 여야 갈등은 고조됐다. 김 후보자가 인터넷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 우회상장 및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됐는지를 두고 날카로운 공방을 주고받았다. 김 후보자는 “제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지 20일 만에 주가 조작의 주범처럼 지금 묘사가 돼 있다”며 억울함을 표했다.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은 권 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하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자리에서 일어나 김 후보자 쪽으로 향하며 일어나라는 손짓을 했다. 그러자 김 후보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료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막아섰고 권인숙 위원장도 “후보자 앉으세요”라는 말을 여러번 반복했지만 김 후보자는 잠시 앉았다가 다시 일어섰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김 후보자를 둘러싼 채 권 위원장에게 “사과하지 않으면 청문회 못 한다”고 항의하는 등 여야 간 대치가 이어졌다.
권 위원장은 공방이 길어지자 이날 오후 10시45분쯤 청문회를 잠시 정회했다. 이후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와 국민의힘 의원들을 기다렸지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에 권 위원장은 이날 오후 11시42분쯤 청문회를 속개한 뒤 “지금 후보자가 들어오지 않고 있다”며 “이건 인사청문회를 무시하는 것이며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는 있을 수 없는 행태이자 사상 초유의 사태”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도무지 용납할 수 없는 이 모습에 대해 심각하게 문제 제기하고 유감을 표한다”며 “이런 식으로 청문회도 본인이 말했던 ‘그레이트 엑시트’를 하려고 하는 것인지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도 “김현숙 여가부 장관에 이어 김 후보자가 두 번째로 이곳 국회에서 도망을 간 것에 대해 상당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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