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정] 이재성-황인범 잇는 AG 최고 아웃풋, 이번엔 황재원이다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서호정] 이재성-황인범 잇는 AG 최고 아웃풋, 이번엔 황재원이다

풋볼리스트 2023-10-04 10:28:33 신고

3줄요약

[풋볼리스트] 서호정 기자 = 아시안게임은 국제축구 관점에서는 가치가 적지만 한국 축구에는 의미와 목적이 크다. 비단 금메달이라는 성과를 통해 병역 혜택을 받는 것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기존의 17세, 20세 이하 대표팀에서 비중이 크지 않았던 선수가 성인 레벨에 진입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할 경우 아시안게임에서 눈에 띄는 경우가 많다.

2014년의 이재성, 2018년의 황인범이 대표적이다. 이재성은 고려대 진학 후에야 본격적인 발전 궤도에 오르다 보니 청소년 시기에 연령별 대표팀에 거의 뽑히지 못했다. 대학에서 가능성을 보인 뒤 2014년 전북에 입단, 1년 차부터 주전으로 도약하며 가능성을 폭발시켰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주전으로 활약, 대회 내내 맹활약을 했다. 그 활약을 발판으로 이듬해부터 A대표팀에 선발됐고, 현재는 동갑내기 손흥민과 함께 기둥 역할을 하는 중이다. 

황인범은 17세 이하 대표팀에서 에이스로 맹활약했지만 이후에는 연령별 대표팀에서 고전했다. 20세 이하 대표팀과 23세 이하 대표팀 출범 초기에는 뽑히지만 어느 순간 이름이 사라졌다. 터닝포인트를 만들기 위해 21살의 어린 나이에 군입대(아산무궁화)를 선택했다. 김학범 감독이 새로 부임하며 맞이한 아시안게임에 선발된 황인범은 와일드카드 못지않은 퍼포먼스를 중원에서 발휘했다. 황인범의 활약을 인상 깊게 본 파울루 벤투 감독은 아시안게임 직후부터 A대표팀에 소집했고, 이후 전개는 A대표팀을 지켜보는 이들이라면 모두가 아는 대로다. 

소속팀에서 착실히 경기력을 쌓은 선수가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대회에서 진가를 발휘하며 다음 단계인 A대표팀까지 안착하는 것이 아시안게임의 숨은 효과다. 이번에 그 영광을 누릴 선수는 누구일까? 

4강 진출을 확정한 황선홍호에서는 대구FC 소속의 2002년생 측면 수비 자원 황재원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는 평이다. 조별리그부터 16강, 8강전까지 황재원은 엄청난 기동력으로 공수를 오갔고 찬스의 기점 역할을 훌륭히 해 냈다. 특히 중국전에서는 뛰어난 탈압박 능력과 연계로 상대 수비의 혼을 빼놨다. 홍현석의 프리킥 선제골도 황재원이 뛰어난 볼 소유와 전진성으로 유도했다. 한국 축구 역대 최고의 측면 수비수인 이영표 KBS 해설위원도 경기 내내 황재원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022년 대구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데뷔한 황재원은 빠르게 성인 무대에 안착했다. 뛰어난 퍼포먼스로 영플레이어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홍익대 출신인 황재원은 1학년을 마치고 프로 무대로 향했다. 프로 입성 당시에 영입 경쟁은 있었지만 소위 말하는 큰 클럽들이 눈 여겨 본 선수는 아니었다. 원래는 수원FC 유스 소속이었지만 당시 유스 운영을 둘러싼 여러 문제로 인해 과천고로 전학을 갔다. 과천고에서 측면 수비로 포지션을 변경하며 눈에 띄었고, 홍익대로 진학할 수 있었다. 

박창현 감독의 지도 아래 홍익대에서 기량이 빠르게 올라간 황재원은 전국 대회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프로팀 스카우트의 눈에 들었다. 1부 리그에서는 대구 외에 강원FC가 영입을 타진했고, 2부 리그에서는 대전하나시티즌, FC안양, 전남드래곤즈 등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사실 대구는 가장 늦게 황재원 영입전에 뛰어들었지만 선수의 가치를 높게 산 조광래 사장이 가장 높은 계약금을 단숨에 제시하며 영입에 성공했다. 

대구행은 황재원에게도 플러스 요소가 많았다. 성호상 대구 전력강화부장은 “당시 팀이 22세 이하 자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오른쪽 윙백 정승원은 수원삼성으로 이적했고, 장성원은 어깨 부상으로 시즌 초반 결장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동계훈련부터 일찌감치 황재원의 가능성을 주목하며 주전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 섰고 개막전부터 선발 출전했다”고 말했다. 

3백을 쓰는 대구는 윙백의 전술적 가치가 높은데 황재원이 프로 무대에 빠르게 적응하자 금세 자리를 잡았다. 상황에 따라 왼쪽 윙백과 중앙 미드필더까지 소화 가능한 것도 황재원을 더욱 더 활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원래 공격적인 미드필더였던 황재원은 과천고에서 최현연 코치를 만나 측면 수비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그러다 보니 측면에서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을 발휘한다.

조광래 대구 사장은 “사이드백에게 경기 운영 능력은 아주 귀한 재능이다. 상황에 대한 판단과 선택이 좋기 때문에 팀이 공격으로 전환될 때 황재원 쪽에서 거의 공이 살아나간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봐도 많은 찬스가 거기서 시작된다. 20년 전부터 사이드백의 운영 능력이 주목 받는 시대가 올 거라 생각했다. 한국 축구가 오랫동안 기다린 유형의 선수가 아닌가 싶다”라고 황재원을 평가했다.

A대표팀도 측면 수비에 새로운 얼굴이 필요하다. 기존의 김진수, 홍철, 김태환, 김문환이 카타르월드컵까지의 여정을 책임졌지만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필요한 상황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이기제, 안현범, 설영우를 새롭게 주목하며 부임 후 A대표팀에 선발 중이지만 새로운 역동성과 공수에 걸쳐 영리한 운영을 펼칠 자원은 언제든 환영 받을 수 밖에 없다.

선수 시절 국가대표 측면 수비수였던 최원권 대구 감독은 황재원이 당장 A대표팀에 가도 경쟁이 가능한 수준이라며 선수의 장점을 설명했다. 그는 “아주 영리하다. 현대 축구에서는 디시전 메이킹의 속도가 중요한데 기술 이상으로 생각의 속도가 빠르다. 외모는 둥글하니 귀여운데 악바리 근성이 있고 체력도 좋아 그 포지션에서는 결점이 거의 없다. 지금 당장 A대표팀 가도 경쟁을 할 수 있는 수준은 됐다. 한창 주가가 올라가는데 그래도 아직은 부족한 게 더 보인다. 크로스 정확도와 빌드업 부분에 대한 경험치를 더 올리며 발전한다면 최고의 수준에 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대구 팬들은 아시안게임을 통해 황재원이 대대적인 관심을 받는 것에 조마조마한 분위기다. 살림살이가 풍족하지 못한 시민구단이다 보니 이런 관심이 K리그 내 타 구단 이적으로 이어지진 않을까, 과거 사례들로 들 수밖에 없는 우려다. 조광래 사장은 “계약 기간이 아직 충분히 남았다.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더 큰 목표를 가져야 한다. 대구에서 기량을 계속 쌓으며 A대표팀도 가고, 유럽 무대로 나가는 게 맞지 않겠나? 우리도 그런 성공 모델을 황재원을 통해 만들어 보겠다”라며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어린 K리거의 유럽 직행 사례를 계획하는 모습이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