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정인 기자] 류중일(60) 감독이 이끄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은 역대 최약체 아시안게임 대표팀으로 평가받는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국내외 최고 선수들로 야구 대표팀을 구성했지만 병역 특혜 논란 차단과 세대교체를 위해 이번에는 젊은 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꾸렸다. 만 25세, 프로 4년 차 이하 선수들을 선발했고, 나이와 상관없이 뽑는 와일드카드 3명도 만 29세 이하로 제한했다.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전력이 크게 약화했다. 특히 KBO리그 최고 타자 이정후(25ㆍ키움 히어로즈)가 빠진 타선은 대표팀의 약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류중일호는 2일 대만전에서 이정후의 빈자리를 뼈저리게 느꼈다. 한국은 이날 중국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1구장에서 벌어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2차전에서 대만에 0-4로 영봉패를 당하는 수모를 맛봤다. 한 수 아래로 여겼던 대만에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19년 프리미어12에 이어 최근 3연패를 기록했다.
미국과 자국에서 뛰는 프로 선수 17명으로 정예 팀을 꾸린 대만에 투타에서 모두 압도당했다. 한국 타선은 대만 왼손 선발 린위민(22ㆍ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마이너)과 빠른 공을 던지는 불펜 투수들에게 고전하며 고작 6안타를 뽑는 데 그쳤다. 그 중 절반인 3안타는 윤동희(20ㆍ롯데 자이언츠) 혼자 기록한 것이다. 또 5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고도 한 번도 불러들이지 못했다.
아시안게임 4연패에 도전하는 한국은 최대 난적인 대만에 덜미를 잡혀 가시밭길을 자초했다. A조 1, 2위와 B조 1, 2위가 격돌하는 슈퍼 라운드는 조별리그 성적을 안고 진행한다. 이에 따라 대만은 1승을, 한국은 1패를 안고 출발한다. 한국이 결승에 오르려면 슈퍼 라운드에서 A조의 일본과 중국을 모두 꺾어야 한다. 여기에 중국이 대만과 일본에 패하고, 대만이 일본을 꺾어야 한국이 2위로 금메달 결정전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만약 일본이 대만을 제압하면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한다.
슈퍼라운드에서 한국의 운명을 좌우할 경기는 일본전이다. 일본은 실업야구격인 사회인리그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일본 사회인야구는 수준이 높다. 이번 일본 대표팀 전력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출신인 다자와 준이치(37) 등 수준급 투수들이 대거 포진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일본 대표팀에 시속 150km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지는 광속구 투수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류 감독도 대회 전 “일본 사회인 야구 선수들이 수준이 낮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일본 선수들은 교과서적인 야구를 한다. 기본기가 좋고, 좋은 투수들이 많다. 일본전에선 점수를 많이 뽑기 힘들 수 있다”고 경계심을 드러낸 바 있다.
관건은 결국 타선이 일본 투수들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느냐다. 타선이 깨어나지 않는다면 슈퍼라운드에서도 경기를 어렵게 풀어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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