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하근수 기자= '첼시 손흥민'으로 기대받는 미하일로 무드리크가 마침내 골맛을 봤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역시 힘겹게 물꼬를 튼 제자를 응원했다.
첼시는 3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크라벤 코티지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7라운드에서 풀럼을 2-0으로 격파했다. 이날 승리로 첼시는 리그에서 올 시즌 두 번째 승리를 따내며 승점 8점으로 11위까지 도약했다.
지난 시즌 첼시는 리그 12위까지 추락했다. 토드 보엘리 구단주는 이번에도 거액을 투자했다. 새 사령탑은 포체티노 감독이었다. 이적시장도 정말 바빴다. 칼리두 쿨리발리, 에두아르 멘디, 카이 하베르츠, 메이슨 마운트, 마테오 코바시치, 은골로 캉테, 크리스티안 풀리시치 등이 떠났다. 대신 크리스토퍼 은쿤쿠, 디에구 모레이라, 니콜라 잭슨, 안젤루 가브리엘, 레슬리 우고추쿠, 악셀 디사시, 로베르트 산체스, 모이세스 카이세도, 콜 파머, 로메오 라비아 등을 영입했다. 말 그대로 스쿼드 물갈이였다.
많은 기대와 달리 실망스러운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전 포지션에 걸쳐 크고 작은 부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영국 '토크 스포츠'는 첼시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선수들만으로도 위력적인 베스트 일레븐을 구성할 수 있다고 조명했다. 은쿤쿠, 아르만도 브로야, 노니 마두에케, 카니 추쿠에메카, 라비아, 카이세도, 트레보 찰로바, 브누아 바디아실, 웨슬리 포파나, 리스 제임스, 마커스 베티넬리까지가 주인공이다.
이번 라운드 상대는 풀럼이었다. 포체티노 감독은 4-3-3 포메이션을 꺼냈다. 부상에서 복귀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기대감이 집중됐다. 쓰리톱은 무드리크, 브로야, 파머가 출격했다. 중원은 엔조 페르난데스, 카이세도, 코너 갤러거가 구성했다. 4백은 레비 콜윌, 티아고 실바, 디사시, 마크 쿠쿠렐라가 호흡했다. 골문은 산체스가 지켰다.
무드리크에게도 스포트라이트가 모였다. 무드리크는 지난겨울 첼시 부활을 위한 야심작으로 영입됐다. 당초 아스널행이 유력했지만 하이재킹 끝에 스탬포드 브릿지에 입성했다. 하지만 1500억 원 상당 천문학적 이적료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며 비판을 받았다. 첼시 입단 이후 모든 대회를 합쳐 23경기를 소화했지만 데뷔골도 없었다.
포체티노 감독 부임은 변곡점이었다. 영국 '풋볼 런던'은 "무드리크는 유럽축구연맹(UEFA) 21세 이하(U-21) 유로 2023 8강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며 포체티노 감독에게 '손흥민 역할'을 맡을 준비가 됐음을 증명했다. 그는 유럽에서 가장 흥미롭지만 정의되지 않은 선수 중 하나다. 포체티노 감독이 토트넘에서 만들었던 무기가 될 수 있다. 무드리크가 손흥민 수준에 근접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이르지만 포체티노 감독 아래에서 발전할 수 있다"라며 이른바 '첼시 손흥민'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포체티노 감독도 무드리크 키우기에 집중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포체티노 감독은 무드리크와 크로스바 챌린지를 통해 자신감을 끌어올리려고 했다. 그는 지난 1월 샤흐타르로부터 8,900만 파운드(약 1,461억 원)에 영입됐지만 아직도 득점하지 못했다. 두 사람은 코밤(첼시 훈련장)에서 정면 승부를 펼쳤다"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포체티노 감독은 "가끔 무드리크와 크로스바 챌린지를 겨루고 있다. 그는 '항상 감독님이 이기니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나는 '그래. 나는 50살인 만큼 스스로를 잘 알고 있어. 너는 아직 어린 만큼 스스로를 잘 알아야 해'라고 말했다. 오늘 우리는 처음 비겼다. 항상 내가 이겼었기 때문이다. 무드리크는 스스로를 믿기 시작했다. 자신이 지닌 실력과 확신에 대한 균형을 맞추는 것은 어렵다"라며 무드리크를 향한 믿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슈퍼마켓에서 자신감을 구매할 수는 없다. 이제 때가 됐다. 우리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고 있다. 조금씩 믿음, 확신, 자신감을 얻고 있다. 선수들과 관련해 심리적인 부분을 노력하고 있다. 선수들이 볼을 잡고 득점을 할 수 있는 자신감 차이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렇게 돌입한 풀럼전. 마침내 무드리크 발끝이 터졌다. 전반 18분 콜윌이 왼쪽 측면에서 볼을 잡았다. 상대 수비가 압박을 가하자 전방으로 감각적인 크로스를 투입했다. 이때 중앙으로 돌파하던 무드리크가 가슴으로 볼을 살렸다. 순식간에 만든 일대일 찬스. 낮게 깔린 슈팅이 골키퍼 다리 사이로 통과하며 그대로 득점이 됐다.
첼시는 곧바로 격차를 벌렸다. 전반 19분 풀럼이 킥오프 이후 뒤쪽으로 볼을 돌려 빌드업을 하려던 찰나. 파머가 압박으로 패스를 차단한 다음 곧바로 연결했다. 팀 림이 걷어내려던 볼이 그대로 브로야 맞고 골대 안으로 굴러 추가골이 됐다. 첼시는 경기 종료 무렵 풀럼에 크게 휘둘렸지만 실점을 허용하지 않고 끝내 승리했다.
잉글랜드 무대 입성 이후 24경기 만에 데뷔골을 터뜨린 우크라이나 특급. 무드리크는 전반 45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빈 다음 후반전 돌입과 함께 교체 아웃됐다. 'BBC'는 "무드리크는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복잡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전반전 활약은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포체티노 감독이 자신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무드리크와 진행했던 크로스바 첼린지가 성과를 거둔 것처럼 보인다"라며 활약상을 설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포체티노 감독은 풀럼전 종료 이후 "미샤(Misha, 무드리크 애칭)는 훈련에서 스스로를 증명했기 때문에 출전했다. 그는 정말 집중했고 훈련장에서 보여준 모습은 우리가 그를 투입하도록 자신감을 줬다. 나는 미샤와 브로야 활약에 기쁘다. 미샤는 PL 무대 첫 골을 넣었다. 어린 선수들은 정착할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이 필요하고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 어린 선수들을 믿어야 한다"라며 기뻐했다.
이날 승리로 첼시는 올 시즌 리그 두 번째 승리를 따냈다.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까지 고려하면 2연승. 분명 고무적인 결과지만 그동안 잃은 승점이 많기에 방심은 금물이다. 첼시는 7일 오후 11시 영국 번리에 위치한 터프 무어에서 열리는 PL 8라운드에서 번리를 상대한다. 데뷔골을 터뜨린 무드리크도 많은 기대를 받는다.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