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구속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이미 기소된 사건에 대한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사법 리스크'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영장 기각과 별개로 백현동 개발 비리 및 위증교사,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에 대해 검찰이 추가로 기소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어 한동안 수시로 법원에 출석해야 하는 상황이 불가피해졌다. 당무에 집중하기 어려운 이른바 '재판 리스크'가 부각되며 비명계를 중심으로 계속해서 사퇴요구도 나오고 있다.
현재 이 대표가 핵심 피고인으로서 진행되는 재판은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비리와 성남FC 후원금 의혹 2가지이다.
성남시장 시절 민간업자들에게 유리한 대장동 개발 사업 구조를 승인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원의 손해를 끼치고 측근들을 통해 직무상 비밀을 업자들에게 흘려 7886억원을 챙기게 했다는 혐의다. 또, 성남FC 구단주로서 4개 기업 후원금 133억여만원을 받는 대가로 기업들에 편의를 제공한 혐의도 있다.
오는 6일 첫번째 공판기일이 예정돼 있어 이 대표와 검찰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또, 이 대표가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발언했다는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은 지난 3월 첫 공판을 시작해 계속 진행되고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이 대표가 민주당 대선 후보이던 2021년 방송 인터뷰 등에서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시장 재직 중 알지 못했다”고 밝혀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혐의다. 김 전 처장은 대장동 개발 실무 책임을 맡았던 인물로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용·정진상 최측근 재판도 관심.. 이 대표 재판에 영향 미칠 수도
특히,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도 대장동 등의 사건으로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이들의 재판 내용이 이 대표의 재판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용 전 부원장은 이 대표의 대선 예비경선 자금 용도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과 공모해 민간업자들로부터 8억 4700만원을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정진상 전 실장도 대장동 개발 관련 특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민간업자들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화천대유 지분의 일부인 428억을 제공받기로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대표 측은 이들이 개인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는 것인 만큼 이 대표와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법정에서 이 대표에게 불리한 진술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 대표에 대해 여러차례 불리한 진술을 한 유동규 전 본부장을 비롯하여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등 민간업자들도 각각 공직자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부패방지법 위반, 범죄수익은닉 처벌 등의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며,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서는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와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 등도 각각 재판받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 재판 결과 하나 하나가 뇌관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백현동·쌍방울 대북송금 건 기소 전망.. 뉴스타파 허위 인터뷰 의혹도 이 대표 겨냥?
여기에 이번에 영장이 기각된 백현동 개발 특혜, 쌍방울 대북송금 대납 등의 혐의에 대해서도 검찰이 기소할 것으로 보여 당 대표직을 수행하며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해야 할 이 대표의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사건 하나만 해도 재판부가 방대한 수사자료를 검토해야 하고, 다수의 증인이 출석하다 보면 1심 판결에만 1년 가까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심 결과가 나오더라도 항소심과 대법원 최종 판결까지 이어진다면 3년 가까운 시간 동안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해소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전문가들도 최근 영장 기각에 대해 '구속 리스크'는 중단되었지만 '사법 리스크'는 계속될 것이라고 봤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는 지난달 26일 '9월 정국 좌담회'에서 "범죄 혐의는 일부 소명이 되나 증거 인멸의 여지가 없다 이렇게 됐을 때 이른바 이재명 사법 리스크는 계속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검찰의 수사 행태를 볼 때 이 대표에 대한 새로운 혐의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유력한 것은 지난 대선 당시 공개된 뉴스타파의 '허위 인터뷰 의혹'이다.
검찰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과 김만배씨의 녹취록이 대선을 앞두고 여론을 흔들기 위한 '대선 개입'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이미 대통령실과 여당에서는 이재명 대표를 '가장 큰 수혜자'라고 지목하며 연관성을 의심하고 있다.
의혹이 불거지자 대통령실은 "마치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이 윤 후보였던 것처럼 조작하고 대선 사흘을 앞두고 녹취록을 풀어서 대선 결과를 바꾸려 한 것"이라며 "날조된 사실, 공작의 목표는 윤석열 후보의 낙선이었다"고 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 사건의 수혜자가 누구인지 민주당은 밝혀야 한다. 희대의 대선 조작극이 다행스럽게 실패로 끝났지만, 이것을 실패라 해서 그냥 덮고 넘어갈 수 없다"면서 "만약 이재명 대표가 정언유착의 몸통이자 대선 조작극의 주연이라면 대선 당시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이 대표의 파렴치함과 뻔뻔함에 국민들은 아연실색할 지경"이라고 주장했다.
검찰 수사를 통해 이 대표와 관련자들이 사전에 관여한 정황이 나올 경우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이전과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비명계, 이 대표 '법원 리스크' 공세 "사퇴하라"
이처럼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재판리스크로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자 당내 비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명계인 조응천 의원은 지난달 2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검찰리스크는 상당히 잦아들 것"이라면서도 "그런데 법원 리스크가 앞으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민 의원도 같은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대표가) 계속 재판을 매주 나가야 되지 않나"라며 "이래가지고 총선에 당에 안 좋겠다 싶으면 또 새로운 판단을 한번 고민해 볼 수 있는 건데 이건 전적으로 이 대표의 숙제"라고 말했다.
이상민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가결 처리까지 되고 여러 리더십에 문제가 드러난 이상, 이 대표의 사법적 의혹이 당에 검은 먹구름이 몰려오도록 하는 걸 차단시키기 위해서라도 대표직을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현 정부가 이 대표에게 사법리스크 프레임을 씌우는 시도가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지속될 경우 역효과가 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2일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사법리스크 프레임은 할수록 (현 정권에) 손해"라고 말했다.
최 전 수석은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유례 없는 수사에도 영장이 기각됐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누가 봐도 이거는 정치 보복, 정적 제거. 이렇게 되어버린 것"이라며, "본인들의 무능, 밑천 이런 것을 상대적으로 다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에 때리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면 본인들 무너지고 민심이 떠나고 하는 것에 대해서 읽지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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