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2천만 국민을 웃긴 코미디 영화 시리즈 ‘가문의 영광’이 여섯 번째 시리즈로 올 추석 극장가를 찾았다.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잘나가는 스타 작가 ‘대서’와 가문의 막내딸 ‘진경’을 결혼시키기 위해 온갖 음모를 꾸미는 장씨 가문의 사생결단 결혼성사 대작전을 그린 코미디다. 시리즈 1편 ‘가문의 영광’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시리즈를 책임져 온 오리지널 캐스트인 배우 김수미, 탁재훈, 정준하와 뉴 캐스트 유라, 윤현민이 가세해 2023년 버전의 ‘가문의 영광’을 선보였다.
정태원 감독과 정용기 감독에게 ‘가문의 영광’ 시리즈는 자신의 영화 인생에 있어서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정태원 감독은 모든 시리즈의 제작에 참여하고 ‘가문의 영광 4 – 가문의 수난’에 이어 ‘가문의 영광: 리턴즈’의 연출을 맡았다. 정용기 감독은 ‘가문의 위기 – 가문의 영광 2’, ‘가문의 부활 – 가문의 영광 3’, ‘가문의 영광5-가문의 귀환’에 이어 이번 ‘가문의 영광: 리턴즈’의 공동 연출을 맡았다.
“’가문의 영광’은 고향 같다. 젊은 시절을 함께 보내며 행복을 좇던 작품이고, 우리와 모두를 행복하게 해줬던 작품이다. 많은 사람을 웃게 해줬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꼈고, 정용기 감독의 첫 대 히트작이기도 하다”(정태원 감독)
“원래 액션, 스릴러 쪽에 관심이 많던 사람이라 코미디를 할 거라는 생각을 못했었다. 정태원 감독님의 권유로 연출을 맡게 됐다. ‘가문의 위기 – 가문의 영광 2’가 너무 잘되다 보니까 코미디 장르만 들어왔다. 그렇게 코미디 감독이 됐다. 시리즈가 나에게 큰 기쁨도 줬고, 깊은 슬픔도 줬지만, 인생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작품이다”(정용기 감독)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김수미의 간곡한 요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의 요청을 더는 미룰 수 없었던 정태원 감독은 여러 방면으로 고민하다 1편을 리메이크 하기로 했다.
“4편을 같이 했던 김수미 선배님이 다시 한 번 ‘가문의 영광’ 시리즈를 찍고 싶어하셨다. 몇 년에 걸쳐 말씀하시길래 더는 미룰 수 없었고, ‘올해는 해드려야 되겠다’라는 생각에 하게 됐다.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구상하다가 1편 이야기가 나왔다. 20년이나 지난 작품이지만 반응도 좋았으니 리메이크 해보는 것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고, 김수미 선배님도 좋다고 하셔서 각색 작업에 들어갔다”(정태원 감독)
“나는 원래 새로운 시리즈 제작을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1편의 리메이크라면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리뉴얼 된 작품이 나올 수 있다 생각했었다. 1편의 스토리가 탄탄했기 때문에 괜찮을 거라 여겼다”(정용기 감독)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캐스팅에도 변화가 있지만, 작품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는 세계관도 요즘 시대에 맞게 변화를 적용했다. 그렇다면, 리메이크된 6편은 1편과 어떤 차별점을 가지는지 물었다.
“조직폭력배 이야기가 빠졌다. 게다가 1편에서는 ‘장진경’이 시키는 대로 하는 캐릭터였다면, 6편에서는 할 말은 하고 본인이 적극적으로 의사 표현도 한다. 1편에서는 결혼까지 하게 되지만, 6편에서는 결혼을 강요하지 않는다. 어머니가 그저 언급 정도만 하고, 결정은 두 사람에게 맡긴 것이다. ‘장진경’의 액션 신도 새롭게 넣어 캐릭터를 좀 더 액티브하게 만들었고, 전체적으로 다른 여성상을 그렸다”(정태원 감독)
정태원 감독과 정용기 감독은 지난 1999년 영화 ‘비천무’ 때부터 인연을 이어 온 사이다. ‘가문의 영광’ 시리즈도 함께 해 왔기에 이번 작품에는 어떤 것을 넣고 빼야 할지 서로의 생각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자신들의 의견 뿐 아니라 외부 의견에도 귀를 기울였다.
정태원 감독과 제작진은 영화과 학생들을 비롯해 다양한 이들에게 다섯 차례나 모니터를 진행했다. 정태원 감독은 “신경을 많이 썼는데, 그런 노력에 비해 혹독한 평을 받아 당혹스럽다. 학생들도 좋다는 의견과 나쁘다는 의견이 있었다. 나쁘다는 의견은 거의 반영했었다. 너무 아까웠는데, 젊은 세대의 의견을 받아들였다”라고 설명했다.
“우리가 그렇게 많은 검증 과정을 거쳤는데, 전혀 거치지 않은 것처럼 표현되고 평가를 받았다. 대학생들과 20~30대를 대상으로 의견을 받았고, 그들의 의견대로 가지를 치다 보니 작품에 엣지가 사라졌다. 평가를 많이 받다 보니까 동그란 영화가 나오는 것 같다. 관객들을 끌어들인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다양성 면에서는 아쉬움이 있다”(정용기 감독)
정태원, 정용기 감독은 선입견 때문에 영화를 보려 했던 관객까지 생각을 바꾸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제작진과 배우들이 다 같이 좋은 마음으로 참여해 허리띠를 졸라맨 작품이었다. 건강한 웃음으로 침체돼 있는 영화계를 다시 일으켜보자는 마음도 있었다. 작품에 대한 선입견이 생기다 보니 확장성을 가지려 해도 미리 스스로 검열하게 되는 것 같다”(정태원 감독)
추석 연휴가 있지만, ‘가문의 영광: 리턴즈’에게는 ‘강 건너 불구경’ 하는 모양새다. 서울시의 대형 영화관들을 기준으로 ‘가문의 영광: 리턴즈’ 27일과 28일 상영 시간을 알아본 결과, 오전 9시 전후와 자정에 가까운 시간만 배정돼 있었다.
추석 연휴를 겨냥한 경쟁작들이 27일 개봉했고, 극장 입장에서는 신작과 인기작에 상영관을 내줄 수밖에 없다. ‘가문이 영광: 리턴즈’가 개봉 초반 힘을 좀 더 받았다면 희망적인 상황을 기대해 볼 수 있었겠지만, 현재로서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다.
사진=(주)태원엔터테인먼트, NEW
조정원 기자 jjw1@hanryu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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