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나승우 기자) 정선민 여자농구 대표팀 감독이 북한 205cm 센터 박진아가 한국에 있었다면 만리장성도 넘을 수 있을 거라며 극찬했다.
정선민 감독이 이끄는 여자농구 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북한과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조별리그 C조 2차전서 81-62로 대승을 거뒀다. 앞서 태국과의 1차전에서도 90-56으로 승리한 대표팀은 2연승으로 조 1위로 올라섰다.
이날 경기에 앞서 2003년생에 키 205㎝에 달하는 북한 센터 박진아가 요주의 인물로 198㎝인 우리나라 박지수와 치열한 골밑 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다. 북한은 박진아를 앞세워 높이 싸움을 걸었고, 2쿼터 초반까지 우세를 점하며 기세를 올렸으나 경기가 지날수록 북한의 공수 패턴을 파악한 한국 선수들이 매섭게 몰아붙인 끝에 큰 점수 차로 패했다.
대표팀은 박지수와 김단비가 힘을 내며 2쿼터 후반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4쿼터까지 꾸준히 점수를 벌리면서 쾌승했다.
비록 상대팀이었지만 경기 뒤 정 감독은 북한 에이스로 활약한 박진아를 향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진아는 이날 40분을 전부 뛰며 29득점 1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양팀 선수 중 최다 득점, 최다 리바운드를 동시에 찍었다. 한국의 198cm 센터 박지수는 36분19초를 뛰면서 18득점 13리바운드를 올렸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 감독은 "9년 만에 북한 선수들을 만나게 돼 많은 부담이 있었다. 추석이라는 명절에 이런 경기를 해서 부담감도 컸다. 더 잘해야한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했는데 1쿼터 시작과 함께 좋지 않아서 북한에게 끌려갔다. 이후부터는 선수들이 응집력이나 집중력이 살아나서 멋진 경기할 수 있었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이어 북한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는 예상했다며 경기 전부터 선수들에게 주의를 줬다고 했다. 정 감독은 "경기 전 미팅할 때도 이런 게 코트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며 "북한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예전에 지켜봐도 열심히 뛰고 열정과 에너지가 코트에 묻어날 정도로 터프하다. 머리를 박고 하는 스타일이다. 충분히 그런 상황이 생길 거라고 주의를 줬다"고 말했다.
또 "경기에 있어서 피치 못할 몸싸움이나 그런 상황이 생겨도 연연하지 말고 매너있게 헤쳐나가고 경기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본인들이 컨트롤하라고 했다. 같이 부딪히라고 했다. 피하지 말고 상대가 강하면 우리도 강하다는 걸 알려주라고 했다. 몸싸움은 농구에서 필수다. 피하지 말아야 한다"고 적극적인 플레이를 주문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정 감독이 라커룸으로 향하던 도중 취재진의 추가 질문이 나왔다. 같은 센터로서 북한 박진아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었다.
그러자 정 감독은 "(박진아가) 있었으면 만리장성도 넘을 수 있을텐데"라며 박진아가 대표팀에 있었다면 중국도 충분히 꺾을 수 있을 거라고 극찬했다. 여자 농구는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북한과 남북 단일팀 코리아를 이뤄 준우승을 한 적이 있다. 당시 중국에 졌는데 박진아는 없었다.
사진=중국 항저우, 김한준 기자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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