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예천박물관, 청단놀음 역사·변화상 다룬 전시 개최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경북 예천에서는 매년 정월 보름이면 마을을 지켜주는 신에게 제사를 올린 뒤 '청단놀음'을 벌였다.
한 해 동안 무사하기를 빌면서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던 탈놀이였다.
정해진 대사나 사설이 없어 '무언의 탈춤' 혹은 '묵언의 탈춤'이라고도 불린 청단놀음은 예천 사람이라면 죽기 전에 한 번은 꼭 봐야 할 볼거리로 여겨졌다.
지난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탈춤' 중 하나인 예천청단놀음을 다룬 전시가 열리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과 예천박물관이 최근 공개한 기획전 '예천 청단 봤니껴'는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은 청단놀음의 특징과 변화상을 조명한 전시다.
전시는 청단놀음 공연에 사용되는 탈부터 복식, 소품 등 다양한 자료를 아우른다.
청단놀음에는 양반과 사대부, 쪽박광대, 주지광대, 지연광대 등이 등장하는데 1990년대 만들어진 지연광대탈은 곡식에서 돌이나 쭉정이를 골라내는 키로 만든 점이 독특하다.
우리나라에서 키로 만든 탈을 사용하는 탈춤은 청단놀음이 유일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계절에 따라 조금씩 모습을 달리한 탈도 눈여겨볼 만하다. 봄과 가을 광대가 입은 자주색 옷, 여름과 겨울 광대가 입은 검은색 옷도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청단놀음이 오늘날에 이르기까지의 과정도 되짚는다.
1981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사용한 청단놀음 깃발,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연습한 내용을 정리한 기록, 과거 연습 장면을 찍은 사진 등을 볼 수 있다.
지난해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이후 받은 보호 협약서도 함께 전시된다.
전시에서는 청단놀음의 전통을 잇기 위해 노력해온 보존회 회원들의 노력을 다양한 사진 자료, 인터뷰 영상으로 소개한다.
박물관 관계자는 "과거에 머물러 있지 않고 변화를 모색하며 청단놀음의 전통과 미래를 지속해서 고민하고 이어 온 예천 사람들의 이야기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올해 12월 31일까지 예천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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