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역 전성시대…지나친 폭력성으로 빈축 사기도
선을 위해선 악행도 서슴지 않는 다크히어로는 물론, 매력적인 악인이 극의 중심에서 활약하기도 한다. 정의감 넘치는 착한 주인공보다 입체적인 악역이 ‘더 매력적’이라며 각광을 받고 있다.
2021년 방송된 ‘빈센조’, ‘모범택시’에서는 악을 응징하기 위해 나쁜 짓도 서슴지 않는 주인공들이 활약이 이어졌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맞서는 주인공이 날리는 시원한 한 방에 시청자들의 큰 호응이 이어졌었다.
이후 다양한 다크히어로들의 등장했다. 가상의 디스토피아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악마’라 불리는 판사가 주인공인 ‘악마판사’, 돈을 위해, 복수를 위해 군검사가 된 이들의 이야기 담은 ‘군검사 도베르만’이 지난해 방송됐었다. 최근에는 사기꾼이 주인공으로 나선 ‘이로운 사기’가 시청자들을 만났으며, 방송을 앞둔 디즈니 플러스 ‘비질란테’는 밤이면 법망을 피한 범죄자들을 직접 심판하는 모범 경찰대생의 이야기를 그린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각종 부조리에 맞서는 주인공들의 활약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다크히어로의 활약을 통해 복수극의 쾌감을 강조하고, 때로는 답답한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대리만족을 선사하며 열광을 끌어내고 있다. 답답한 전개가 이어지면 ‘고구마’라며 혹평을 보내는 시청자들에게, 효율적인 방식으로 활약하며 카타르시스를 안겨줄 수 있다는 점이 다크히어로의 활약이 이어지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
나아가 진짜 악역이 작품의 중심에 서기도 한다. 한 소녀의 실종에 연루된 악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7인의 탈출’가 방송이 되고 있으며, 악의 세계에 발 디딘 사람들의 이야기 다루는 ‘악인전기’는 오는 10월 방송된다.
많은 장르물에서 빌런의 활약을 중요하게 다루고, 시청자들 또한 이러한 악역에 ‘매력적’이라는 호평을 보내고 있다. 한 예로 영화 ‘범죄도시3’에서는 괴물 형사 마석도에 맞서는 빌런에 대한 관심이 쏟아졌고, 이를 안정적으로 소화한 마약 사건의 배후 주성철 역의 이준혁 역시도 영화 공개 후 주목을 받았다. ‘마스크걸’의 안재홍을 비롯해 ‘더 글로리’의 학폭 가해자 무리로 활약한 임지연, 박성훈 등 악역 캐릭터를 개성 넘치게 소화한 배우들은 주인공보다 더 큰 사랑을 받으며 작품의 인기를 견인한 바도 있다.
다만 ‘7인의 탈출’처럼 지나친 잔혹함으로 빈축을 사게 되는 것은 우려되는 지점이다. 고등학생의 원조교제, 교내 출산, 학교 폭력, 아동 학대, 마약, 살인 교사 등 각종 자극적인 설정들은 물론, 아동 학대 장면을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등 표현 수위 또한 지나치게 아슬아슬해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고 있다.
물론 매력적인 악역을 향한 호평이 최근 새롭게 생겨난 흐름은 아니다. 적절한 선을 지키며 응징의 통쾌함을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유발되는 자연스러운 관심이기도 하다. ‘악마판사’나 현재 방송 중인 ‘국민사형투표’처럼, 잘못된 방식의 응징을 과연 정의라고 부를 수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지며 다크히어로가 왜 주인공으로 각광받는지를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는 작품도 없지 않다. 그러나 다크히어로를 넘어 잔혹한 악역들까지 큰 관심을 받게 되면서, 악인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내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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