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빅터 오시멘과 나폴리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27일(한국시간) “나폴리 공식 계정에 오시멘을 조롱하는 영상이 올라왔고, 오시멘의 에이전트는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해당 영상은 삭제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오시멘과 나폴리는 찰떡궁합처럼 보였다. 오시멘은 2022-20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만 26골을 집어넣으며 득점왕을 차지한 건 물론 세리에A 최고의 공격수로도 선정됐다. 나폴리 역시 오시멘이 최전방에서 걸출한 공격력을 발휘한 덕분에 33년 만에 스쿠데토를 들어올릴 수 있었다.
올 시즌에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오시멘은 리그 첫 2경기에서 3골을 뽑아내며 지난 시즌 활약을 이어가는 듯했으나 이후 공식 대회 4경기에서 침묵했다. 나폴리는 오시멘이 득점하지 못한 리그 3경기에서 2무 1패로 승리하지 못했다.
지난 볼로냐전에는 불화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오시멘은 후반 27분 페널티킥을 실축하는 등 전반적으로 좋지 못한 경기력으로 일관했다. 뤼디 가르시아 감독은 후반 41분 조반니 시메오네를 투입시키기 위해 오시멘을 불러들였다. 그런데 교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감독에게 불만을 표출했고, 벤치에서 옷을 집어던지는 듯 항명에 가까운 행동을 보였다.
오시멘이 곧바로 사과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이탈리아 ‘칼초 메르카토’에 따르면 경기 종료 후 가르시아 감독에게 자신이 잘못했음을 시인하며 사과한 걸로 알려졌다. 경기 후 월요일에 진행된 훈련에서도 별다른 잡음은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나폴리 공식 계정이 오시멘에게 불을 질렀다. 26일 나폴리 공식 소셜미디어(SNS) 채널 중 하나인 틱톡 계정에 게시물이 올라왔다. 오시멘이 페널티킥을 실축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었기 때문에 그 자체로 공식 계정에 올라올 만한 게시글은 아니었다. 게다가 영상에 마치 어린아이가 떼를 쓰는 듯한 목소리가 삽입됐고, 뒤이어 인종차별 뉘앙스가 있는 코코넛송까지 게재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이어갔다.
영상은 내려갔지만 논란은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오시멘의 에이전트 로베르토 칼렌다는 공식 성명을 통해 “나폴리 틱톡 공식 계정에 올라온 영상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오시멘을 조롱하는 영상은 모두에게 공개됐다가 지금은 비공개 처리됐다. 이 사건은 지금껏 가짜 뉴스와 언론 공방으로 고통받아온 오시멘에게 매우 심각한 상처를 입혔다. 우리는 법적 대응을 검토할 것이며 오시멘을 보호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미 오시멘과 나폴리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오시멘은 해당 사건 이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있던 나폴리와 관련한 모든 게시물을 삭제했다. 나폴리는 현재까지 공식적인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사진= 파브리시오 로마노(원본: 나폴리 틱톡), 세리에A X(구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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