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쉽게 변하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는 지난 14일 오후 9월 A매치 2경기를 마치고 대한민국 국내파 선수들과 함께 한국으로 귀국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으로 돌아온 건 7월 말 이후로 처음이었다.
이번 귀국 일정조차도 클린스만 감독이 원했던 건 아니었다. 원래 클린스만 감독은 유럽에서 계속 머물면서 유럽파 선수들을 지켜볼 예정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의 기존 계획은 바이에른 뮌헨과 바이엘 레버쿠젠의 경기를 보면서 김민재의 경기를 관전하는 것이었다. 갑작스럽게 일정을 변경한 건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국내의 좋지 못한 여론 때문으로 보인다.
이조차도 클린스만 감독이 직접 원해서 일정을 변경한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귀국 후 인천공항에서 귀국한 이유에 대해서 “당신들이 요청했기 때문이다”라며 웃었다.
“독일이나 미국에서 일할 때는 이렇게 해외에 다녀올 때 이 정도로 많은 분이 환영해주는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새롭다. 특히 이런 친선경기 이후에 많은 분들의 환영을 받는다는 게 새로운 경험이다”라며 마치 비꼬는 뉘앙스의 답변을 내놓았다.
그 후로 클린스만 감독의 국내 행보는 단 5일에 불과했다. 지난 1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찾아 전북 현대와 강원 FC 맞대결을 지켜봤고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로 넘어가 FC서울과 광주FC 경기를 관전했다. 그리고 나서는 다시 자신의 집이 있는 미국으로 출국했다.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은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떠났다.
클린스만 감독은 미국으로 넘어간 뒤에 다시 기존과 똑같은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미국 ‘ESPN’에 패널로 등장해 바이에른 뮌헨, 해리 케인, 토트넘 훗스퍼,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에릭 텐 하흐 감독 등 여러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펼쳤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의 업무와 전혀 상관없는 인터뷰였다. 대표팀 감독이 아무리 중요한 자리라고 해도, 24시간 내내 잠도 줄여가면서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업무를 할 수는 없다. 대한민국 국민 누구도 클린스만 감독에게 노동 착취 수준의 근무를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을 위해 전념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는 있다. 매번 미국과 유럽을 오가면서 국제적인 축구를 배우고 있다고 말하지만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이라면 한국 축구에 대한 이해가 먼저다. K리그 현장을 달랑 13경기 방문해서는 한국 축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한국 사령탑으로서의 행보를 무조건적으로 대중에 노출하면서 다닐 필요성도 없다. 국내에 머물면서 일했던 파울루 벤투 전임 감독도 그런 식으로는 일하지 않았다. 하지만 외부 일정을 이렇게나 많이 소화할 것이라면 동시에 한국 감독으로서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도 보여줘야 클린스만 감독의 행보에 납득이 갈 것이다.
클린스만 감독을 향하고 있는 비판적인 여론은 국민들이 만들지 않았다. 국민들은 클린스만 감독이 지금까지 보여주고 있는 행보를 통해서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여론이 계속해서 흔들리면 뛰고 있는 선수들도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클린스만 감독을 전혀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KFA와 여론을 거들떠도 보지 않는 클린스만 감독이 환상적인(?) 궁합이 잘 이뤄지고 있다.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