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한스경제 이정인 기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첫 소집 훈련이 진행된 2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 펑고 훈련을 하는 투수진 사이에서 유난히 앳된 얼굴의 선수가 눈에 띄었다. 대표팀의 유일한 아마추어 선수인 장현석(19ㆍ마산용마고)이었다.
마산용마고 3학년인 장현석은 올해 초고교급 투수로 이름을 떨쳤다. 건장한 체격(190cm·90kg)을 갖춘 그는 최고 시속 157㎞짜리 강속구를 던지고, 커브와 슬라이더 등 변화구 구사 능력도 뛰어난 특급 유망주다. 올해 9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93 52탈삼진을 기록하며 고교 무대를 평정했다. 잠재력을 인정받은 그는 지난 8월 로스엔젤레스(LA) 다저스와 계약금 90만 달러(약 12억 원)에 입단 계약을 맺었다.
장현석은 지난 6월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포함됐다. 고교생 신분으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된 건 장현석이 처음이다.
이번 대표팀 막내인 장현석도 23일 쟁쟁한 프로 선배들과 첫 훈련을 소화했다. 이날 만난 그는 “새롭고 긴장된다. 아직 어리둥절하다. 적응 중이다”라며 "친분이 있는 선배님은 아직 없지만, 문동주(20ㆍ한화 이글스) 형 등 선배들이 다 잘 챙겨주신다”라고 말했다.
장현석은 8월 대통령배 대회 이후 한동안 실전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일각에선 몸 상태에 이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그는 19일 김해고와 연습 경기에 등판해 5이닝 10탈삼진 무자책 호투를 펼치며 건재함을 증명했다. 그는 “최근 등판했을 때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현재 몸 상태는 좋다”고 전했다.
아직 아마추어 선수인 장현석에게 성인 대표팀 생활은 소중한 경험이다. 선배 투수들의 훈련 방법, 투구, 노하우 등을 옆에서 보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이다. 장현석은 "고우석(25ㆍLG 트윈스) 선배님의 슬라이더를 배우고 싶어서 여쭤볼 생각이다"라며 "다들 프로에서 뛰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는 선배들 아닌가. 선배들에게 타자를 상대하는 방법과 노하우 등을 배우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인터뷰가 한창 진행 중일 때 장현석의 고등학교 선배인 나균안(25ㆍ롯데 자이언츠)이 취재진 옆을 지나가면서 "우리 후배 좀 잘 부탁드립니다. 우리 학교의 자랑입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장현석은 "나균안 선배의 포크볼도 배우고 싶다. 당장 경기에서 쓸 수 없지만, 연습을 하면서 구종을 익혀보려 한다"며 웃었다.
장현석은 대표팀 합류 전 다저스에서 짜준 프로그램에 맞춰 트레이닝을 진행했다.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교육리그에 참가할 예정이다. 장현석은 ‘아시안게임 출전과 관련해 다저스 구단 측으로부터 전달받은 내용이 있느냐’는 질문에 “구단에서 아시안게임 출전과 관련해 따로 한 말은 없다. 아시안게임 이후 계획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라고 답했다.
장현석은 선발과 불펜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다. 대표팀에서 어떤 보직을 맡을지 관심을 끈다. 그는 "선발을 할 지 중간 투수를 할지 잘 모르겠지만, 어떤 보직이든 믿고 마운드에 올려주시면 제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줬다. 그러면서 "국가를 대표해 대회에 나가는 것이다. 당연히 금메달을 따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열망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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