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클란 머독이 폭스코퍼레이션과 뉴스코퍼레이션(뉴스코프)의 회장으로 임명되며, 세계적인 미디어 거물로서 입지를 굳히게 됐다.
루퍼트 머독의 장남이자 후계자인 라클란 머독에 대해 알려진 사실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호주에 사는 영국계 미국인
52세의 라클란 머독은 루퍼트 머독이 두 번째 아내였던 스코틀랜드 언론인 안나 마리아 드페이스터와 낳은 세 자녀 중 한 명이다.
런던에서 태어난 라클란은 미국의 명문 학교에서 교육을 받았고, 1994년에 프린스턴 대학교를 졸업했다. 영국 시인 조지 고든 바이런을 인용하며 시작하는 그의 졸업 논문은 독일 철학을 다뤘다.
프린스턴을 졸업한 후, 그는 호주에서 주로 아버지의 사업을 관리하며 경력을 쌓았다.
제국 밖에서 보낸 몇 년
한때는 라클란이 자연스럽게 뉴스코퍼레이션을 이어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2005년 라클란은 당시 폭스 뉴스 사장이었던 로저 에일스와의 갈등으로 회사를 떠났다.
라클란 머독의 전기인 '후계자(The Successor)'를 쓴 호주 언론인 패디 매닝은 당시 상황을 두고 라클란은 '아버지가 자신을 지지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매닝은 "그는 다시는 아버지 회사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결심과 함께 회사를 떠났다"고 했다.
그리고는 호주에 투자 회사를 설립해, 여러 미디어 및 마케팅 회사, 심지어 인도 프리미어 리그 크리켓 팀에 자금을 쏟아 부었다.
하지만 모든 투자가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가 세운 회사는 호주 TV 네트워크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2014년 그는 아버지의 제국으로 돌아갔다. 매닝은 루퍼트 머독이 전화 해킹 스캔들과 웬디 덩과 이혼하며 위기에 봉착한 순간에 라클란이 복귀한 것이라고 말했다.
"라클란은 아버지를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때 함께 일했지만 지금은 갈라선 동생
루퍼트는 2015년 영화 스튜디오 '21세기 폭스'의 공동 회장으로 라클란과 라클란의 동생 제임스를 임명했다.
2017년 뉴욕 타임즈에는 두 형제가 투명성과 직장 내 다양성, 더 큰 부서간 협력을 추진하면서 아버지 시절의 기업 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있는지를 다룬 특집 기사가 실렸다.
그러나 2019년 영화 스튜디오가 디즈니에 매각됐다. 이듬해 제임스 머독은 사직 서한를 통해 "일부 콘텐츠에 대한 의견 불일치"와 "기타 전략적 결정"으로 인해 뉴스코퍼레이션 이사회를 떠난다고 밝혔다.
제임스는 조 바이든 선거 캠프에 수십만 달러를 기부했고, 기후 변화에 대한 뉴스코퍼레이션의 보도에 불만을 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와의 복잡한 관계
폭스를 이끌게 된 라클란 머독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를 어떻게 할지 고민해야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폭스 뉴스에 수 없이 출연했다. 하지만 이 네트워크를 반복적으로 비판하고 경쟁 상태에 있는 보수 채널을 칭찬하기도 했다.
올해 초 폭스는 투표 시스템 개발 기업 '도미니언'이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을 취하하기 위해, 합의금으로 7억 875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도미니언은 트럼프가 2020년 대선과 관련해 근거 없는 투표 조작 소문을 퍼뜨리는 데 폭스가 일조해 자사의 사업에 피해를 줬다고 주장했다. 폭스는 또 다른 투표 기술 회사인 '스마트매틱'으로부터도 비슷한 소송을 당한 상태다.
그동안 라클란 머독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정치에 대한 공개적인 발언을 거의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기 작가인 머레이는 그와 그의 아버지가 전 대통령의 열렬한 팬이 아니라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머레이는 "내년에 공화당이 트럼프를 후보로 세우면, 폭스 뉴스는 트럼프를 지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책에서 라클란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의제를 지지하는 전 폭스뉴스 진행자 터커 칼슨과 "일종의 철학적 성향"을 공유한다고 썼다. 또한 국회 의사당 폭동 청문회를 생중계하지 않기로 한 폭스 뉴스의 결정에는 라클란 머독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라클란 머독은 아버지가 영어권 세계에서 종종 과시하곤 했던 "킹메이커로서 자신을 바라보지 않는다"는 게 머레이의 궁극적인 견해다.
"라클란은 자신의 역할을 비즈니스 전략을 결정하고 최종 결과를 주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에 속하는
책 '후계자' 서두에는 2022년 6월 청문회 기간 동안 라클란 머독과 그의 아내가 무엇을 했는지가 나온다.
당시 부부는 호화로운 요트를 타고 시드니항을 한 바퀴 돌고 있었다. 그들이 탄 요트보다 5배 이상 비싼 보트가 배송되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부부는 보트가 오면 가족 소유 저택 근처에 있는 수백만 달러짜리 보트 창고에 새 보트를 정박시킬 계획이었다고 한다.
또한 부부는 LA에 1억 5000만 달러 규모의 호화 저택 '차트웰 에스테이트'도 소유하고 있다.
호주 파이낸셜 리뷰는 최근 라클란 머독을 총 재산 21억 달러를 가진 호주 33위의 부호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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