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다음달 원유 가격이 L당 1084원으로 8.8% 인상되면서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흰우유 가격 역시 오르는 수순을 밟게 됐다. 판매 가격 최대 3000원을 넘지 않을 전망이나 이미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가 높은 상황 속 상대적으로 저렴한 멸균우유가 각광받고 있다. 난처해진 유업계는 프리미엄 시장 공략으로 돌파구를 마련 중이다.
유업계 1위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은 다음달 1일부터 서울우유 및 유제품 가격을 올린다.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서울우유 1L 제품 가격은 2900원대 후반이 될 전망이다. 다음달부터 우유 원유 가격이 L당 88원(8.8%) 오르고 인건비, 전기료, 부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제품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도 인상 시기와 인상폭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정부와 소비자들의 눈치를 보며 인상폭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해 흰우유 공급 가격보다 3% 인상된 가격으로 대형마트 납품가를 정했다. 앞서 지난해 서울우유협동조합은 흰 우유 1L 제품 가격을 6.6% 인상한 바 있다.
계속되는 고물가 속 우유 가격 오름세로 수입 멸군 유유 판매량은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형마트의 9월 수입산 멸균 우유 판매량은 전월 대비 최대 10배 이상 늘었다. 10월부터 흰우유 가격 인상이 확정되며 소비자들이 멸균 우유를 구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국내 유업체 3사 흰우유(1L기준)는 2800원대 후반대에 판매되고 있다. 반면 폴란드산 멸균 우유는 1L 기준 1750원으로 국산 우유보다 1000원 이상 저렴한 편이다.
멸균우유 수입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전망 2023'에 따르면 지난해 멸균우유 수입량은 약 3만3000톤으로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유업체들의 수익성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본래 흰우유를 팔고 ‘남는’ 이익은 현저히 낮은 편인데다 지속적인 저출산 기조와 부재료, 인건비 등 제반 비용 상승이 더해지며 유업체들의 부담은 가중됐다.
유업계는 수익성 회복을 위해 단백질 제품 및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서울우유 A2+’, ‘서울우유 ABC우유’, ‘서울우유 A2 milk’, ‘서울우유 A2플러스’ 등 4건에 대한 상표권 등록을 마친 상황이다. A2우유는 모유와 유사한 단백질 성분이 특징인 프리미엄 제품이다.
앞서 매일유업도 지난 2월 ‘소화가 잘 되는 우유 단백질’을 출시했다. 또 기존의 ‘셀렉스’ 등 건강기능식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어메이징 오트’로 식물성 음료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흰 우유 시장은 이전부터 수익성이 낮고 저출산 등으로 계속 어려워지는 상황”이라며 “흰우유의 경우 락토프리 제품과 유기농우유 제품으로 지속적으로 수익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건기식과 곡물음료 시장 확대를 위해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양유업도 최근 고품질 단백질을 담은 신제품 ‘맛있는 단백질우유’를 선보이며 프리미엄 시장에 도전했다. 근감소증을 고려한 사코밸런스 복합물 배합(근육을 구성하는 필수 아미노산 배합)과 함께 편안한 소화와 흡수를 돕는 유산균 발효유청·저분자 가수분해 단백질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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