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문의 영광: 리턴즈’가 추석 극장가 대전의 포문을 연다. 2002년 ‘가문의 영광’을 시작으로 2005년 ‘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 2’, 2006년 ‘가문의 부활–가문의 영광3’, 2011년 ‘가문의 영광4–가문의 수난’, 2012년 ‘가문의 영광5-가문의 귀환’까지 총 5편의 시리즈로 약 2천만 관객을 동원한 대한민국 대표 코미디 영화다.
‘가문의 영광’ 여섯 번째 시리즈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시리즈를 이끌어 온 배우들과 제작자의 그리움과 애정이 더해져 탄생했다. 시리즈를 이어오며 쌓아왔던 콘텐츠 파워를 바탕으로 단기간에 촬영을 마쳤고, 추석 극장가 입성에 성공했다.
팝콘 무비답게 ‘가문의 영광: 리턴즈’의 이야기는 어렵지 않다. 초반에는 '장진경'(유라 분)과 '박대서'(윤현민 분)의 우연한 하룻밤 이후, 이들의 결혼을 밀어붙이려는 '홍덕자'(김수미 분) 회장과 가족들의 우당탕탕 코미디가 펼쳐진다. 후반에는 위기를 겪으며 서로에게 끌리는 감정을 느끼게 되는 장진경과 박대서의 로맨스 서사가 주를 이룬다.
하지만 ‘리턴즈’라는 제목에 너무 집중했던 탓일까, ‘가문의 영광’ 1편과 유사한 구성을 보인다. ‘가문의 영광: 리턴즈’ 제작진과 배우들은 리메이크라 말하지만, 시간적인 배경과 캐릭터 설정에서 일부 차이를 제외하고 1편의 잔상을 지우기 쉽지 않다.
1편의 명장면 중 하나인 장진경이 박대서가 보는 가운데 ‘나 항상 그대를’을 부르며 피아노를 치는 모습을 6편에서도 만날 수 있다. 배우 김정은과 정준호가 아닌, 유라와 윤현민 버전이다. 여기까지는 리메이크 차원에서 충분히 납득할만 하지만, 이 외에도 1편을 떠오르게 하는 장면들이 자주 반복된다.
기존 시리즈 팬들 입장에서 김수미, 탁재훈, 정준하 등 ‘가문의 영광’ 시리즈를 이끌어 온 오리지널 캐스트의 등장은 반가운 일이다. 시리즈 특유의 감성과 분위기를 다시 한 번 만나는 시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리즈에 대한 향수가 없는 요즘 세대에게도 그때의 감성과 유머 코드가 통할지 미지수다.
시리즈를 이끌어 온 터줏대감들이 중심을 잡고 코미디를 이끌어가지만 힘이 부친 모양새다. 조직폭력배로서 백호파의 공소시효는 이미 지났지만, 그들의 사고방식과 유머 코드는 여전히 10여 년 전에 머물러 있다.
또한 ‘원 나잇’ 때문에 결혼을 시키려는 상황을 MZ 세대가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뜨거운 하룻밤을 대하는 인식이 20년 전과 같을 리 없다. 두 사람의 감정 교류도 드라마 제작자와 스타 작가라는 롤 안에서 작품을 가운데 놓고 일어나지만, 관객들이 감정 이입을 하기엔 시간이 빠듯하다.
이렇듯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Y2K 세대 2,000만 관객의 향수인지, MZ 세대 관객의 취향 저격인지 정확한 타겟 설정의 부재로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조직폭력배 간의 알력 다툼이 빠져 스토리 부분에서 오히려 1편보다 심플해진 느낌이지만, 그 부분을 대체할 다른 에피소드의 부재로 장진경과 박대서의 위기와 감정 교류가 크게 와 닿지 않는다.
‘가문의 영광: 리턴즈’가 11년의 공백을 뛰어넘어 다양한 장르의 경쟁작들이 즐비한 올 추석 극장가에서 관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NEW
조정원 기자 jjw1@hanryu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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