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19일(현지시간) UN 총회에서 "악은 신뢰할 수 없다"며 우크라이나를 향한 러시아의 공세를 끝내고자 전 세계가 단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뉴욕의 UN 본부에서 열린 총회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핵으로 무장한 러시아가 "전 세계를 최후의 전쟁으로 몰아가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며 열정적으로 역설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식량에서 에너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무기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의 전면적인 침공은 광범위한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특히 이번 연설에서 러시아가 전 세계에 미치는 위협에 대해 강조했다. 기후 변화 등 전 세계가 마주한 다른 여러 도전 과제는 러시아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후에야 적절하게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연례 총회에 참석한 정상들에게 "러시아가 전 세계를 최후의 전쟁으로 몰아가고 있는 동안,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이번 침략 이후 그 어떤 나라도 감히 다른 나라를 공격할 수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는 "핵무기를 보유할 권한이 없다"고도 강조했다.
"무기화는 억제돼야 하며, 전쟁 범죄는 처벌돼야 하고, 강제로 국외로 끌려간 이들은 본국으로 돌아와야 하며, 점령자들은 자신들의 땅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우리는 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단결해야 하며, 우리는 해낼 것입니다!"
아울러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납치해 "집단 학살"을 자행했다고도 비난했다.
한편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지난 3월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불법적으로 러시아로 데려간 혐의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이러한 우크라이나 측의 혐의에 대해 러시아는 거듭 부인하고 있으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는 게 많은 관련 전문가 및 단체의 지적이다.
아울러 젤렌스키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의 전쟁인 이번 전쟁을 불공정한 조건으로 끝내려고 하는 "수상한 거래"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그러나 결국 이번 연설의 핵심은 이번 전쟁의 결과가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국제사회를 향한 경고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목표는 우크라이나를 "여러분들에 대항할 무기, 규칙 기반 국제 질서에 대항할 무기"로 바꿔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몇 달간 자신이 말했던 평화 공식은 비단 우크라이나뿐만이 아닌 전 세계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맥락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금까지도 분명히 편을 들지 않고 방관하고 있는 국가들을 정면으로 저격하기도 했다. 주로 브라질과 인도 등 소위 '글로벌 사우스(남반구의 저개발국)'에 속한 국가가 많다.
실제로 많은 국가가 러시아와의 경제적 유대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한편 서방 강대국은 이번 총회에서 개발 문제와 기후 변화 등 자국의 더 보편적인 우려 사항을 피력하고자 애썼다.
연설 전 젤렌스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연설에 박수를 보냈는데,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략을 멈추지 않을 경우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는 전 세계가 (전쟁에 대해) 지쳐가고 있으며, 그 결과 아무 대가 없이 우크라이나를 잔혹하게 짓밟는 행위를 허용하게 되리라 믿고 있다"면서 "만약 우리가 우크라이나의 분할을 내버려 둔다면 그 어떤 나라의 독립이 안전한가?"라고 강조했다.
한편 러시아에 전투 무인기(드론) 제공하며 러시아의 핵심 동맹국으로 여겨지는 이란의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확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해당 총회에서 "미국은 유럽 국가들을 약화시키고자 우크라이나에 폭력의 불길이 치솟도록 부채질했다"면서 "불행하게도 이는 (미국의) 장기적 계획"이라고 일갈했다.
Copyright ⓒ BBC News 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