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바이에른 뮌헨 이적 후 토트넘을 비하하던 해리 케인이 갑자기 입장을 바꿨다.
케인이 토트넘 팬들을 실망시킨 건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이었다. 잉글랜드와 우크라이나의 유로 2024 예선 조별리그 5차전을 앞두고 케인은 기자회견장에 등장했고, 토트넘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 자리에서 케인은 “토트넘에서 느꼈던 것과는 확실히 다른 압박감이다. 물론 토트넘에서도 승리하고 싶었지만, 몇 경기에서 이기지 못하더라도 재앙까지는 아니었다. 뮌헨은 반드시 매 경기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두 경기를 4-0, 3-1로 이겼지만 여전히 경기 방식에 만족스럽지 않다는 얘기가 많았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클럽 중 하나에 속해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토트넘에서는 승리를 하지 못해도 침울해하지 않았다고 발언했다.
이어 “우리(뮌헨)는 좋은 출발을 했고 다양한 감정을 느끼는 것이 즐겁다. 이런 모습이 내가 뮌헨으로 이적하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다. A매치에서 돌아오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가 시작된다. 우리가 우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과거에 가졌던 느낌과는 다른 각오로 UCL에 임할 것이다”며 우승에 대한 압박감도 토트넘 시절에 비해 더 많이 느끼는 중이라고 답했다.
토트넘 시절 주장단의 일원이었던 선수가 승리에 대한 부담감을 크게 느끼지 않았다는 발언에 팬들은 케인에게 배신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케인은 9일 영국 ‘가디언’을 통해 “(나의) 우승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우승은)내가 뮌헨으로 이적한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 궁극적으로 발전하고 싶다면 최고의 수준에서 플레이해야 했다”며 우승 때문에 뮌헨으로 이적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토트넘은 최고의 수준에서 뛰지 못하는 팀이기에 뮌헨으로 이적했다는 것이다. 차라리 우승을 위해서 이적을 했다면 팬들의 여론이 나쁘게 돌아서지는 않았을 것이다. 토트넘은 15년 동안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에 뮌헨은 매 시즌마다 우승 트로피를 추가할 수 있는 팀이기 때문이다.
토트넘 팬들도 케인이 토트넘을 떠나 뮌헨으로 이적하기로 결정했을 때 케인이 뮌헨으로 가서는 우승을 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남겨줬다. 케인이 토트넘에 대한 충성심을 끝까지 보여줬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던 훈훈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갑자기 케인이 토트넘을 존중하지 않는 듯한 발언을 해버리자 팬들의 여론은 차갑게 돌아섰다.
또한 케인은 “내가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 한 명이자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하나가 되고 싶다면 UCL에서 뛰고 우승을 위해 싸워야 한다. 지난 시즌은 개인적으로는 좋았지만 팀적으로 토트넘은 그렇지 못했다. 이제 한 걸음 나아갈 때가 됐다고 느꼈다”며 토트넘의 부진을 콕 찍어서 이야기를 꺼냈다. 자신은 좋은 활약을 펼쳤는데 토트넘이 못해 UCL에 나가지 못했다는 말이 틀린 건 아니지만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이야기였다.
케인을 향한 토트넘 팬들의 여론이 완전히 돌아선 가운데, 케인은 뒤늦게서야 진압에 나선 모양이다. 케인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UCL 경기를 앞두고 “나는 항상 토트넘을 지켜보고 있고 평생 동안 지켜볼 것이다. 팀이 있는 그대로 경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정말 기쁘다. 팬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다”며 갑자기 토트넘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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