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한미일 vs 북중러 대치 재촉 어리석어"…尹정부 외교·안보 정책 비판
남북군사합의 남측 협상 실무자 "신원식 국방장관 후보자 폐기 언급 안타깝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5년 전 남북이 체결한 '9·19 평양공동선언'의 주역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학술토론회가 1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렸다.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으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최종건 전 외교부 1차관, 김도균 전 남북군사회담 대표, 문정인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이사장 등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라인의 핵심 인물들이 대거 참석했다.
최 전 차관은 주제 발표를 통해 "평양공동선언은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겠다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과정의 시작을 선언했다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특히, 영변 핵시설 폐기 공약을 미국이 아닌 한국 정부가 북한으로부터 받아냈다는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그는 평양공동선언의 부속 합의서였던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접경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완화됐다"며 "이명박 정부 때 비무장지대 국지도발 횟수가 228회, 박근혜 정부 동안 108회였던 것이 문재인 정부 동안에 5회에 그쳤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전 체계 70년간 비무장지대 일대에 무력 충돌이 5년간 유지된 적이 없었다는 것을 보면 남북군사합의의 실효성은 이미 입증됐다고 볼 수 있다"면서 "한반도 전쟁 방지를 위한 최후의 보루"라고 평가했다.
토론자로 나선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19 남북군사합의에 대해 "사실상 최초의 실질적 (남북) 군축의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문 정부 때 총리를 역임한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토론회 축사를 통해 "이미 세계적으로 조성되고 있는 신냉전의 기운을 한반도에 더 앞당겨 조성하려는 어리석은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며 현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한미일 공조를 추구하는 것은 인정할 수 있지만, 동북아에서 한미일 대 북중러 대치를 "재촉하는 것은 어리석은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9·19 남북군사합의 폐기 필요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이렇게 해서 대체 어쩌자는 것이냐"며 "그 무책임함과 위태로움에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9·19 남북군사합의 당시 남측 협상 실무자였던 김도균 전 대표도 남북군사합의에 대해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신뢰를 구축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해왔고, 지금도 그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신 후보자의 폐기 언급에 대해서는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9·19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 준비위원회' 등이 주최하고 한반도평화포럼이 주관한 이날 학술토론회는 '평화의 힘, 평화의 길'을 주제로 한 1세션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과 연대'를 주제로 한 2세션으로 구성됐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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