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년 만에 일어난 미국 배우, 작가 조합 파업이 국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화 ‘악인전’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버전이 촬영 중단된 상태며, CJ ENM은 피프스시즌의 작품 딜리버리(납품) 시점이 불투명해지며 실적 부진을 겪자 적자의 수렁에 빠졌다.
CJ ENM은 지난해 약 9348억 원을 들여 글로벌 콘텐츠 그룹 엔데버홀딩스의 자회사 엔데버콘텐츠 지분 80%를 인수했다. 엔데버콘텐츠의 대표작은 ‘라라랜드’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등이 있다. 엔데버콘텐츠는 CJ ENM의 지분 인수 이후 지난해 9월 사명을 ‘피프스시즌’으로 변경했다.
‘기생충’이 2020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 후 CJ의 입지가 할리우드 내에서 높아졌고, 이는 피프스시즌 인수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글로벌 콘텐츠 기업을 목표로 하는 CJ ENM에게 피프스시즌 인수는 당장이라도 밝은 미래를 가져다 줄 것 같았다. 창사 이래 최대 금액을 투자하며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거듭날 발판을 마련했으며, 좁은 내수시장의 한계를 넘을 수 있는 카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피프스시즌은 올해 납품해야 하는 콘텐츠 24~28편 중 상반기에 3편만 납품한 상태다. 인수 당시 연간 영화 및 드라마 40편 공급을 목표로 한 것에 비해 한참 모자란 실적이다. 미국 배우, 작가 조합의 파업이 장기화되며 종료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워 피프스시즌의 하반기 납품도 불투명하다. 따라서 적자 반등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밖에 CJ ENM의 주요 사업인 티빙도 OTT 사업을 확대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가입자 증가를 가져왔지만, 콘텐츠 제작비에 쏟는 만큼 유료 구독자를 확보한 게 아니기에 적자 폭을 늘려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티빙과 피프스시즌의 적자 합계는 1641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적자 규모 1610억 원을 넘어섰다. 미국 배우, 작가 조합의 파업이 장기화될수록 CJ ENM의 악재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진=CJ ENM
조정원 기자 jjw1@hanryu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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