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일보] 이태종 기자 = 인분이 묻은 아이 기저귀로 어린이집 교사의 얼굴을 때린 학부모가 "이성적으로 행동하지 못했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동시에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정서적인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14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학부모 A씨는 자신의 만 2세 자녀가 어린이집에서 아동 학대를 당한 피해자라며 현재 사건에서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뀌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앞서 사건은 지난 8일 교사가 자리를 비운 사이 A씨의 자녀가 다른 아이로부터 목 뒷부분을 꼬집혔고, 상처 난 상태로 하원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에 A씨는 교사에게 전화해 "가해 부모에게 이 사실을 알렸냐"고 물었고, 교사는 "알렸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사건 이후 아무도 A씨에게 연락하지 않자, 그는 다음 날 교사에게 다시 연락해 "왜 가해 학부모가 사과를 안 하냐"고 따졌다. 그러자 교사는 "학부모에게 알리긴 했는데 사과까지 시켜 드릴 수는 없다"고 답했다.
교사의 이런 태도 때문에 기분이 상한 A씨는 과거에 있었던 의심쩍은 일들까지 다 묻게 되면서 결국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한 것이다.
A씨는 "어느 날 아이가 어두운 방에서 혼자 자는 게 무섭다고 얘기하더라. 그래서 교사에게 물었더니 '아이가 원해서 그런 적이 있다'고 답했다. 교사의 부주의 때문에 우리 아이가 혼자 다른 공간에서 잠이 드는 등 방치됐다"며 피해를 주장했다.
또 지난 6월에는 어린이집에서 오전 산책 후 인원 파악이 안 된 상태로 현관문이 닫혀 아이 혼자 밖에서 몇 분간 배회하는 등 정서적 아동 학대가 있었다는 게 A씨의 입장이다.
사건 이후 교사가 A씨를 만나기 위해 세종시의 한 어린이 병원에 방문했고, 교사를 만난 A씨는 화장실로 따라오라고 한 뒤 들고 있던 종이봉투를 열어 인분이 묻은 아이 기저귀로 교사의 얼굴을 때렸다.
A씨는 "(교사가 '애를 혼자 골방에서) 안 재웠다'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니고 '죄송합니다'라고 하더라"라며 "근데 때마침 그때 하필이면 없었어야 할 아기 똥 기저귀가 있었다. 만약 내 손에 그게 없었으면 그렇게 안 했을 텐데…"라며 울부짖었다.
이어 "악마같이 아기를 (혼자 골방에서) 재운 걸 천하태평인 얼굴로 죄송하다고 말하는데 이성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그때는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흐느꼈다.
그러면서 "지금 생각하면 왜 내가 이성적으로 행동하지 못했을까, 왜 잘못한 사람을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그렇게 했나 싶다. 그 순간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교사가) 악마로밖에 보이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교사는 정신적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고 있으며, 혼자선 제대로 걷지 못하는 등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태라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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