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이적이 유력했던 위고 요리스, 에릭 다이어가 토트넘 훗스퍼에 남았다. 토트넘에서 오래 뛰었는데 이렇게 불편한 동거는 처음이다.
토트넘은 14일(한국시간) 여름 이적시장 마감 이후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에 출전할 엔트리를 확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PL은 논 홈그로운 최대 17명, 홈 그로운 8명으로 총 25인 스쿼드 명단을 구성할 수 있다.
올여름 새로 영입한 제임스 메디슨(前 레스터), 굴리엘모 비카리오(前 엠폴리), 마노르 솔로몬(前 풀럼, FA), 애슐리 필립스(前블랙번), 미키 판 더 펜(前 볼프스부르크), 알레호 벨리스(前 로사리오), 브레넌 존슨(前 노팅엄) 등 올여름 합류한 신입생들이 모두 정상적으로 등록됐다.
뜻밖의 선수도 있었다. 바로 요리스와 다이어다. 요리스는 2012년 토트넘에 왔다. 이적하자마자 주전 골키퍼로 활약했다. 동물적인 선방 능력과 놀라운 커버 범위는 토트넘 팬들에게 든든함을 선사했다. 위기 상황마다 결정적 선방을 펼치면서 토트넘에 승점을 벌어주는 활약을 했다. 토트넘 성적이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요리스는 기복 없는 플레이를 해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나이가 들었어도 요리스는 주전이었다. 미셸 봄, 조 하트, 피에를루이지 골리니 등이 요리스에게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토트넘 골문을 10년 넘게 지킨 요리스는 이번 시즌 노쇠화 여파가 심해 보였다. 실수가 많아지고 부상 빈도도 잦아졌다. 뉴캐슬에 1-6 대패를 당할 때도 부진한 모습으로 전반 끝나고 프레이저 포스터로 교체되는 굴욕을 맞기도 했다.
아직 요리스는 토트넘과 계약이 1년 넘게 남았지만 이적이 유력하다. 토트넘은 요리스를 대체하기 위해 브렌트포드의 다비드 라야에게 다가갔는데 영입에 실패했고 엠폴리에서 비카리오를 데려왔다. 비카리오 영입에 2,000만 유로를 썼다. 비카리오는 무명의 선수에서 이탈리아 세리에A 수준급 골키퍼로 떠올랐다. 2021-22시즌부터 엠폴리 주전 골키퍼로 뛰며 좋은 활약을 했고 이번 시즌 리그 31경기에 나와 39실점만 허용하며 세리에A 올해의 팀 골키퍼 부문 후보에도 오르기도 했다. 이탈리아 대표팀에도 계속 뽑히는 중이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비카리오를 주전 골키퍼로 생각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대결에서 비카리오 활약이 돋보였다. 맨유가 날린 유효슈팅 6회를 모두 막아냈다. 오프사이드로 판정돼 취소된 슈팅도 비카리오가 모조리 선방했다. 빠르게 날아올라 공을 쳐내는 모습이 매우 안정적이었다. 확실한 선방 능력에 토트넘 팬들의 눈길을 확실히 사로잡았다. 10년이 넘게 토트넘 골문을 책임진 요리스를 잊게 하기 충분했다.
영국 ‘풋볼 런던’은 “비카리오는 경기 초반 마커스 래쉬포드 슈팅도 잘 막아냈고 카세미루 헤더도 뛰어난 반사 능력과 함게 선방했다. 매우 침착했고 집중력이 넘쳤다”고 평가하며 평점 7점을 줬다. 다른 매체들도 호평 일색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비카리오는 자신감을 앞세워 눈부신 선방을 수차례 선보였다. EPL 2번째 경기였는데 대단했다”고 칭찬을 보냈다. 요리스 이탈로 골문 불안감이 시즌 전엔 제기됐는데 비카리오 활약이 본 시즌에 이어지자 이젠 그런 말은 나오지 않는 중이다.
이적을 추진한 요리스는 프리시즌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토트넘은 “요리스는 장래 이적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프리시즌 투어 명단에서 제외됐다”고 전했다. 이로써 요리스가 11년 만에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파리 생제르맹(PSG), 라치오 등과 연결됐는데 끝내 이적에 실패했다.
다이어도 마찬가지였다. 다이어는 스포르팅을 떠나 토트넘에 온 후 주전 입지를 다졌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아래에서 여러 포지션을 맡으며 만능 선수로 이름을 알렸다. 주로 센터백으로 뛰었는데 라이트백, 수비형 미드필더도 가능했다.
그러다 얀 베르통언 노쇠화 여파 속 센터백으로 자리를 잡았다. 토비 알더베이럴트가 떠난 뒤엔 수비 리더가 됐다. 다빈손 산체스, 자펫 탕강가, 크리스티안 로메로 등과 호흡하면서 수비를 이끌어야 했다. 토트넘에 오는 감독마다 다이어를 수비 중심으로 기용했는데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다이어는 갈수록 퇴보했다.
토트넘 수비 붕괴 원흉이라는 지적이다. 토트넘은 2021-22시즌만 해도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첼시 다음으로 수비력이 탄탄했는데 지난 시즌엔 최악이었다. 강등권 팀들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다이어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매 경기 실수를 범했고 집중력이 떨어져 실점의 빌미가 될 때도 많았다.
적극적이지 못한 수비로 인해서 수비수가 상대 공격수의 돌파를 방관하고 있는 것처럼 오해를 살 수 있는 장면도 수차례 나왔다. 후방에서 패스를 뿌려주는 능력은 나쁘지 않지만 수비수가 기본적으로 수비를 못해 문제를 노출했다.
매 경기 실수를 범했고 집중력이 떨어져 실점의 빌미가 될 때도 많았다. 적극적이지 못한 수비로 인해서 수비수가 상대 공격수의 돌파를 방관하고 있는 것처럼 오해를 살 수 있는 장면도 수차례 나왔다. 후방에서 패스를 뿌려주는 능력은 나쁘지 않지만 수비수가 기본적으로 수비를 못해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 토트넘이 다른 EPL 빅클럽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서 우승을 차지하려면 다이어를 팔아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이어를 토트넘 1군 자원으로 보지 않았다. 볼프스부르크에서 판 더 펜을 데려왔고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호흡을 맞추게 했다. 둘 중 한 명이 빠지면 산체스로 채웠다. 다른 센터백 영입 계획을 세웠다. 다이어는 포스테코글루 감독 구상 속에 없었다. 2023-24시즌 EPL 개막 후 4경기 연속 명단 제외가 다이어 입지를 보여줬다.
여러 팀들과 연결됐다. 바이에른 뮌헨 이적설도 있었다. 뮌헨과 깜짝 연결했다. 뱅자맹 파바르가 인터밀란으로 가면서 뮌헨은 수비수가 필요했다. 트레보 찰로바, 아르멜 벨라-코차프, 피에르 칼룰루 등이 연결됐는데 다이어도 영입 후보 명단에 포함됐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의 플로리안 플레텐버그 기자는 당시 "다이어는 지난 며칠 동안 계속해서 뮌헨에 자신을 역제안했다. 다이어는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활약할 수 있으며, 뮌헨 내부에서 이적 가능성에 대해 논의 중이다. 뮌헨 보드진 사이에서 다이어의 역오퍼 주제가 존재한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자는 독일 소식 관련 공신력 높은 기자이다.
독일 ‘빌트’의 토비 알트샤플 기자도 “다이어는 뮌헨이 진지하게 노리는 선수다. 찰로바와 함께 파바르의 대체자로 매우 진지하게 거론되는 선수이다”고 했다. 그리고 "다이어는 뮌헨 영입 후보 명단에 포함됐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다이어는 2024년까지 계약이 되어 있다. 시장 가치는 1,800만 유로(약 260억 원)다. 다이어를 원한다면 다니엘 레비 회장과 회담을 해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영국 '데일리 메일'도 "다이어는 토트넘에서 이적시장 전에 팀을 떠나려는 많은 선수 중 한 명이다"라고 전했다. '토크 스포츠'는 "해리 케인이 토마스 투헬 감독에게 다이어를 추천했다. 토트넘도 다이어를 방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90min’은 “뮌헨으로 간 케인은 포스테코글루 감독 계획에 없는 다이어와 재회하기를 원한다. 뮌헨은 다른 수비수들도 원하는데 미드필더 능력을 보유한 다이어를 눈여겨보고 있다. 케인은 토트넘과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10년 이상 같이한 다이어를 투헬 감독에게 추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다이어는 토트넘과 계약기간이 1년 정도 남은 상황에서 뮌헨으로 가면 이적료가 발생한다. 토트넘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지만 뮌헨 팬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결국 뮌헨 이적은 이뤄지지 않았다. 번리 임대설도 있었는데 이 마저도 이뤄지지 않았다. 토트넘은 임대보다는 완전 이적을 원했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의 리얄 토마스 기자는 “다이어 거취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점이 됐다. 다이어는 임대도 괜찮다는 입장이지만, 토트넘은 아니다. 토트넘은 임대는 관심 없고 완전 이적을 원한다. 바이에른 뮌헨을 가지 않을 것 같다”고 보도했다.
다빈손 산체스, 자펫 탕강가는 이적했다. 산체스는 갈라타사라이로 완전 이적했고 탕강가는 아우크스부르크로 임대를 떠났다. 다이어 거취가 주목이 됐는데 요리스처럼 남게 됐다.
불편한 동거다. 현재 비카리오가 매우 잘하고 있어 요리스가 출전할 수 있는 경기는 적어 보인다.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까지 일찍 탈락하고 토트넘은 유럽축구연맹(UEFA) 주관대회를 나가지 않아 더 출전 기회는 줄어들 것이다. 다이어도 마찬가지다. 로메로, 판 더 펜 라인이 워낙 견고하다. 두 선수가 빠지면 출전할 수도 있는데 토트넘 팬들이 다이어 출전을 곱게 보지 않을 것이다.
최근엔 부진했어도 요리스와 다이어는 오래 토트넘에서 활약했다. 아름다운 이별을 꿈꿨는데 결말은 불편한 동거다. 선수단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주장 손흥민 역할이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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