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전용 열차를 타고 러시아에 도착했다.
북한 관영 매체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평양에서 출발해 러시아로 향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의 열차가 당초 회담 장소로 알려진 블라디보스토크를 벗어나 더 북쪽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면서 정확한 회담 장소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미 관료는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직면한 러시아가 이번에 북한과 무기 거래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번 “본격적인 방문”은 “양국 관계, 지역 및 글로벌 상황”을 모두 아우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12일 아침 접경지역인 러시아 하산역에서 하차해 마중 나온 대표단들을 만났다.
올렉 코제미야코 러시아 연해주 주지사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악단이 연주하는 동안 열차에서 내려 러시아 대표단의 환영을 받으며 레드카펫 위를 걸었다.
이후 알렉산더 코즐로프 러시아 천연자원환경부 장관을 만났는데, 코제미야코 주지사에 따르면 양국의 올해 공동 관광 및 농업 프로젝트 추진 등을 논의했다고 한다.
한편 김 위원장의 해당 열차는 적어도 20량 이상의 객차로 이뤄져 있으며, 무거운 방탄 장치로 인해 일반 열차보다 무겁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속도도 느려 시속 59km 정도로만 달릴 수 있다.
김 위원장의 마지막 해외 방문은 지난 2019년으로, 당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과의 핵 군축 협상 결렬 이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을 만났다.
한편 두 정상이 이번엔 중국과 가까운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에 자리한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는 러시아 최초의 민간 우주 센터이자, 푸틴 대통령이 특히 좋아하는 프로젝트 중 하나로 손꼽힌다.
푸틴 대통령은 해당 우주기지에 방문할 계획이라고 발표하면서도 그곳에서 김 위원장을 만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동방경제포럼’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내가 그곳에 도착하면 알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달 말 2차 정찰위성 발사까지 실패한 상태인 북한은 이번에 러시아로부터 우주 프로그램 관련 협조를 구할 수도 있다.
한편 앞서 미 백악관은 러시아와 북한 간 무기 거래 협상이 “활발하게 진전되고 있다”는 새로운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최근 북한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 측에 포탄 수출을 설득”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와 북한 모두 이를 부인했다.
한편 이렇듯 미국과 동맹국이 러시아와 북한 간 군사적 유대가 더욱 긴밀해질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는 항상 국익을 위해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현지 언론은 페스코프 대변인의 발언을 인용해 “우리에겐 양국의 이익이 중요한 것이지, 미국의 경고가 아니”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금지된 자국의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을 위해 러시아로부터 식량 지원 혹은 기술 지원 등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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