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빠진 아이폰', 中 지뢰밭까지…韓 부품업계 '강타'하나

아이폰15 프로와 프로 맥스.(사진=애플)

애플이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애플파크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 ‘원더러스트(Wonderlust)’를 열고 아이폰 15 등 신제품을 선보였다.

아이폰 15 시리즈는 기본(6.1인치), 플러스(6.7인치), 기본 프로(6.1인치), 프로맥스(6.7인치)로 구성됐다. 신제품은 프로와 프로맥스 고급 모델에 티타늄 소재를 사용하고, 한층 진화된 자체 칩을 탑재하는 등 업그레이드됐다. 기본 모델과 플러스에도 아이폰 14 고급 모델에 사용됐던 칩과 기능이 적용됐다.

가격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아이폰 프로 모델 기준 999달러(128GB)부터 시작된다. 당초 시장에서는 아이폰 15 시리즈가 전작 대비 약 100달러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성능은 오르고 가격은 그대로인 셈이다.

아이폰15 시리즈는 모두 기존의 라이트닝 포트 대신 ‘USB-C’ 충전단자가 도입됐다. 아이폰에 USB-C가 적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연합(EU)이 2024년부터 유럽에서 판매되는 모든 전자기기에 USB-C를 의무화한 데 따른 조치다.

아이폰 신제품이 공개됐지만, 애플의 주가는 1.7%나 곤두박질쳤다.

업계에서는 중국 시장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 중이다. 최근 중국 정부가 중앙정부 기관 공무원들에게 아이폰 사용 금지령을 내린 만큼, 수요 감소는 정부 기관을 넘어 국영 기업, 다른 공공 기관 등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게다가 중국 최대 통신장비기업 화웨이가 지난달 29일 출시한 신제품 ‘메이트 60 프로’를 내놓으며 중국 시장 내 아이폰의 설 자리는 더 줄게 됐다. 신제품은 경쟁 제품인 아이폰 15 프로(999달러)보다 39달러 저렴한 960달러에 가격대를 형성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아이폰 판매량을 전년 대비 5% 감소한 수준인 2억2000만~2억25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트렌드포스는 “아이폰15 시리즈의 생산량이 전년 대비 6% 증가한 약 8000만 대가 될 것”이라면서도 “좋지 않은 시장 분위기와 화웨이의 본격적인 시장 복귀로 인해 올해 애플의 총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5%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국내 부품업체들이 애플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는 대목이다. 아이폰 판매 부진의 후폭풍이 우려되는 것이다.

특히 아이폰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는 LG이노텍의 경우 애플 매출 비중이 75%를 차지하고 있다. 애플 실적에 따라 회사의 전반적인 실적이 결정될 정도다. LG이노텍은 아이폰 15에 판매 단가가 높은 폴디드 줌 신형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며 실적 상승을 기대했으나, 하반기 실적 된서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이폰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디스플레이 업계도 사정권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전 제품 OLED 패널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LGD는 신제품부터 패널 공급 점유율을 2배 늘려 플래그십 모델인 프로와 프로 맥스 패널 공급을 담당한다.

한편 아이폰 15 시리즈는 미국, 영국, 중국 등 40개 이상 국가에서 15일부터 사전 주문할 수 있으며, 매장 판매는 22일부터 시작된다.


전화평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