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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선전시에 있는 화웨이 본사 전경.(사진=로이터연합뉴스) |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개된 화웨이의 신제품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를 놓고 반도체 기술 유출 및 우회 수출 가능성이 불거졌다.
지난 2020년 5월 미국 정부는 자국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를 화웨이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중국에 대한 고삐를 한층 조이는 취지의 제재로, 화웨이는 삼성전자 등 기업으로부터 반도체를 공급받지 못하며 글로벌 점유율이 급감했다. 지난해 하반기 미국이 중국으로 주요 반도체 장비의 수출을 막으며 상황은 심화됐다.
이처럼 제재가 심화됐지만 최근 중국은 미국의 포위망을 뚫고 7나노 반도체 공급에 성공했다. 화웨이 메이트 60 프로에 탑재된 모바일 AP 기린(Kirin) 9000S가 7나노급 칩인 것이다. 현재 7나노 이하 반도체는 선단공정이라 불리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삼성전자와 TSMC에서만 양산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의 칩은 중국 SMIC의 7나노 2세대 공정으로 만들어졌다. 업계에서는 SMIC가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심자외선(DUV) 장비를 여러 번 패터닝하는 멀티패터닝을 통해 칩을 생산했을 것으로 추정 중이다. 중국의 반도체 장비 제재 목록에서 DUV 장비는 빠져있었으나 최근 미국의 추가 제재 여파로 DUV 장비 역시 수출 길이 막혔다.
업계에서는 TSMC의 기술이 SMIC로 유출돼 7나노 칩을 개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각 파운드리의 공정은 구현하는 세부 기술에서 차이를 보인다. 그런데 이번 SMIC의 칩과 TSMC의 7나노 칩은 매우 유사하다. 지난 7월 글로벌 반도체 리서치 전문 업체 테크인사이츠는 두 칩을 분석해 전력 소비, 전송 속도 등 성능과 설계적 측면에서 양사의 제품이 유사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TSMC는 지난 2003년과 2009년 기술 유출로 SMIC를 두 차례 고소해 승소하기도 했다. 업계에서 TSMC의 기술이 SMIC로 유출됐다고 여기는 이유다.
테크인사이츠 댄 해치슨 부사장은 “메이트 60 프로에 SMIC의 7나노 공정 칩이 사용된 것은 중국의 반도체 기술력의 향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동시에 첨단 제조 기술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려는 국가들에게 큰 지정학적 도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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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웨이 메이트 60 프로.(사진=화웨이) |
SK하이닉스가 곧바로 해명한 것은 반도체 장비 반입 유예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중국에 첨단 반도체 장비 반입을 금지하는 규제를 발표했다. 중국에 공장을 둔 SK하이닉스는 1년 유예 조치를 받았다. 오는 10월 장비 반입 유예를 연장을 앞두고 철퇴를 맞을 수 있는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중국에서 D램 전체 생산량의 40%, 낸드플래시는 20%를 제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경로를 거쳐 한국산 메모리가 화웨이로 들어간 게 드러났기 때문에 이전보다 더 센 규제를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내다봤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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