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比 DGB 20%·JB 6%↑
이자로만 4000억 이상 '출혈'
국내 지방금융지주들이 외부로부터 빌린 자금을 둘러싸고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DGB금융과 JB금융은 외부 차입을 늘린 반면 BNK금융만 이를 줄이며 의존도를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상승기에 불어난 차입금은 재무 부담을 확대할 수 있는 만큼 적절한 수준의 관리가 요구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DGB·JB금융 등 3대 지방금융지주의 지난 2분기 말 기준 차입부채는 23조5639억원으로 1년 전보다 4.4%(1조36억원) 늘었다. 차입부채는 담보나 신용을 통해 원리금 반환을 약정하고 일정 기간 사용하기 위해 조달한 자금을 처리하는 계정이다.
지주사별로 살펴보면 DGB와 JB금융은 차입금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DGB금융의 차입금은 지난 2분기 말 기준 13조2557억원으로 1년 전보다 20.1%(2조2190억원)나 늘었다.
항목별로 보면 한국은행으로부터 저금리로 조달하는 차입금이 1323억원 줄어든 반면, 그 밖에 외부 기관으로부터 빌린 차입금이 4210억원 늘었다. 단기 차입금으로 분류되는 콜머니도 930억원 증가했다.
또 환매조건부채권매도 계정에서도 1조5186억원 늘었다. 환매조건부채권매도는 금융사가 인수한 국공채를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되사주는 조건으로 채권을 매도해 수요자가 단기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거래 방식 중 하나다.
JB금융의 차입금도 지난 2분기 말 기준 2조33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다. 콜머니와 환매조건부채권매도에서 각각 1690억원, 889억원 증가했다. 외부 금융사로부터 빌린 자금도 967억원 늘었다. 이처럼 차입금 증가는 회사의 자체 이익이 회수되는 것보다 운영에 필요한 자금이 더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BNK금융의 차입금은 지난 2분기 말 기준 7조9699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5% 감소하며 외부 자금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와 외화차입금에서 각각 9683억원, 750억원씩 감소했다. 환매조건부채권매도 계정에서도 3054억원 줄었다.
문제는 지난해 가파르게 치솟은 기준금리로 차입 이자율도 크게 뛰면서 비용 부담이 확대됐다는 점이다. 한은은 지난 2021년 8월 0.50%였던 기준금리를 올 1월까지 3.50%로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지방금융지주들의 차입금 이자도 크게 증가했다. DGB금융은 올해 들어 지난 6월 말까지 차입금에 대한 이자로만 2567억원을 지출했다. 이는 1년 전(779억원)보다 3배 이상 급증한 수준이다.
JB금융도 같은 기간 44.8% 증가한 387억원을 부담했다. BNK금융도 1295억원을 지출하면서 1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다만 차입금 자체가 줄었기 때문에 비용이 더 크게 확대될 것을 막았다.
앞으로도 높아진 이자율로 인한 재무 부담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탓이다. 한은은 지난 2월부터 지난달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다만 금리 인하와 관련해선 선을 긋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 결정 회의 이후 간담회에서 "지금은 금리 인하보다 오히려 인상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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