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동향] 일본 산업용 로봇 산업 '트리플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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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동향] 일본 산업용 로봇 산업 '트리플 성장'

스타트업엔 2023-09-11 12:20:22 신고

3줄요약

일본의 산업용 로봇 산업이 ‘트리플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2022년 연간 수주액과 생산액, 총 출하액이 모두 1조 엔을 돌파하며 명실상부 일본의 수출 주력산업 반열에 올랐다.  일본이 제작한 산업용 로봇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공장자동화 투자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세계 시장을 확대해 가고 있다. 하지만 일본 산업용 로봇 산업의 최대 시장인 중국의 경기회복 부진과 주요부품 등 공급망 안정화 여부가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어 향후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 2022년 ‘3개의 탑’ 쌓은 日 산업용 로봇 산업

일본로봇공업회(JARA)가 6월 1일 발표한 <2022년 연간통계>에 따르면, 2022년 연간 수주액, 생산액, 총 출하액(국내+수출) 3개 실적이 모두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연간 수주액은 전년 대비 3.1% 증가한 1조 1188억 엔, 생산액은 전년 대비 8.7% 증가한 1조 210억 엔, 총 출하액은 전년 대비 9.2% 증가한 1조 509억 엔으로 나타났다. 현지 언론들은 3가지 지표가 동시에 1조 엔을 돌파한 것은 이례적인 기록이며, 또한 3가지 지표에 모두 ‘최초’, ‘역대 최고치’ 등의 수식어를 붙일 정도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점에 주목했다.

이 중에서도 주목할 부분은 총 출하액이다. 일본로봇공업회가 발표한 출하실적 중 해외수출 비중은 전년 대비 10.6% 증가한 77.8% 였다. 이는 약 8천억 엔에 달하는 금액으로, 현재 일본 산업용 로봇 산업의 상당한 실적이 해외수출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일본 산업용 로봇의 수주, 생산, 출하 추이 (단위:십억 엔)[자료 : 일본로봇공업회]
일본 산업용 로봇의 수주, 생산, 출하 추이 (단위:십억 엔)[자료 : 일본로봇공업회]

실제 일본 재무성 무역통계에서도 이와 유사한 실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본 산업용 로봇(HS코드 8479.50)의 수출은 2022년 기준 최근 4년간 연평균 23.6%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멕시코, 싱가포르, 중국, 미국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2022년 기준 일본의 최대 시장은 중국이었으며 뒤를 이어 미국, 룩셈부르크, 한국 순으로 나타났다.

산업용 로봇(HS코드 8479.50) 기준 일본의 對세계 수출 추이 (단위 : 억 엔, %) [자료 : 일본 재무성]
산업용 로봇(HS코드 8479.50) 기준 일본의 對세계 수출 추이 (단위 : 억 엔, %) [자료 : 일본 재무성]

◇ 구인난과 인플레이션, 산업 전환에 따른 수요 증가

일본 산업용 로봇 업계의 호황 배경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요국 제조업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극심한 구인난과 생산성-수익성 저하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팬데믹 이후 미국, 중국 등 주요 국가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억눌려있던 소비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에 따라 제조, 물류, 서비스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의 인력 수요가 증가했으나 높아지는 수요에 비해 경제활동 참여율 회복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했고 일명 ‘퇴사열풍(Great Resignation)’까지 확산하면서 기업들의 구인난이 가중됐다. 또한 주요국의 통화긴축 정책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은 가파른 생산 물가 상승을 야기했다. 결국 인력부족과 그에 다른 수익성 저하가 글로벌 제조기업의 공장자동화 수요로 나타나면서 日 산업용 로봇 업계가 호황을 맞게 된 것이다.

또 하나의 배경으로는 전기자동차(EV)로의 산업 전환에 따른 수요 증가이다. 전기자동차 제조는 기존 내연차 조립과 달리 차체 조립과 PE시스템(구동장치) 조립, 차체와 구동플랫폼 조립에 이르기까지 자동화 로봇과 협동 로봇의 역할이 필수다. 또한 전기차의 배터리 팩 조립과정에서도 수십 개의 배터리 셀을 일정한 압력으로 점착하는 과정 등 인력이 아닌 로봇을 통해 정밀하게 진행해야 하는 공정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현재 기존 내연차 제조사들과 신규 제조사들의 전기차 생산 확대가 이어짐에 따라 산업용 로봇의 수요 증가는 지속될 전망이다.

◇ 日 산업용 로봇 업계, 수요 확대 대응 위해 투자 확대

일본로봇공업회와 재무성 무역통계에서 보듯 현재 일본 산업용 로봇 업황은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산업용 로봇 4대 제조사로 꼽히는 파낙(FANUC)과 야스카와전기(YASKAWA)의 경우, 매출액과 순이익이 모두 증가했으며 특히 야스카와전기는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기업 모두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좀 더 시야를 넓혀 공장자동화(FA)기기 제조사들의 ‘22년 결산자료를 살펴보면 22개 상장기업 중 매출과 수익이 모두 증가한 기업은 19개 사였다. 그 중 17개 사가 전년 대비 10% 이상 큰 폭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으며, 14개 사는 순익도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산업용 로봇 제조사별 최근 결산 내역 [자료=각 사 IR 자료]
일본 산업용 로봇 제조사별 최근 결산 내역 [자료=각 사 IR 자료]

이러한 매출, 순익 증가에 따라 각 기업들은 자사 제품의 고부가가치화를 비롯해 해외투자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가령 파낙의 경우, 전기자동차 배터리 케이스에 사용하는 알루미늄을 박판의 절단부터 조립까지 레이저 용접을 이용해 자동화하는 3D 레이저 스캐너 제품을 지난 8월 발매했다. 로봇의 정밀한 제어 동작으로 나사를 이용한 조립과정에 비해 빠르고 품질 좋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 주요 장점이다. 또한 USMCA 효과로 자동차·자동차부품·가전제품 등의 주요 생산거점으로 떠오르는 멕시코 아구아스 칼리엔테스 주 지역에 사무실을 2배 이상 확대하여 현지 진출기업 수요에 맞는 생산과 납기준수 능력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야스카와전기는 기타큐슈 본사 부지 내에 200억 엔 규모의 신공장을 2024년 착공하여 2025년에 완공 및 가동을 목표로 투자를 진행했다. 야스카와전기는 반도체, 전기자동차 등 제조공장을 중심으로 한 산업용 로봇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신공장을 신축하여 자사 생산능력을 1.5배 이상 끌어올릴 계획이다. 신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하게 되면 생산능력은 월 기준 약 8천 대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최대시장 ‘중국’ 경제 동향과 공급망 등 리스크 요인도 존재

이처럼 호조세인 일본 산업용 로봇 시장에 불안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은 중국의 경제 동향이다. 국제로봇연맹(IFR)의 에 따르면, 2021년 세계 산업용 로봇 도입 대수는 총 51만 7000대이며, 그 중에서도 중국 시장은 전년대비 20% 증가한 26만 대를 도입해 압도적 1위 였다.  2위 일본(4.7만 대), 3위 미국(3.5만 대), 4위 한국(3.1만 대)의 도입 대수 합산 수치와 비교해 보아도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중국의 존재감이 압도적인 것을 알 수 있다.

2021년 기준 산업용 로봇 도입물량 기준 국가 순위 [자료 : 국제로봇연맹]
2021년 기준 산업용 로봇 도입물량 기준 국가 순위 [자료 : 국제로봇연맹]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헝다 사태’ 등으로 대표되는 중국 경제의 불안 요소들은 발주물량 감소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 일본로봇공업회가 회원사별 수출동향을 확인해본 결과, 2022년 對중국 수출액은 전년 대비 6.5% 감소한 3361억 엔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업계는 코로나19 방역조치 해제 이후에도 중국 경제의 회복 추세가 시장의 기대 수준과는 다르게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반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 수요를 예상해 공장 가동률을 최대로 돌려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었으나, 지금은 다소 정체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산업용 로봇의 주요 지역별 수출액 추이 현황 [자료 : 일본로봇공업회]
일본 산업용 로봇의 주요 지역별 수출액 추이 현황 [자료 : 일본로봇공업회]

또 하나의 우려 요소는 산업용 로봇에 사용하는 부품 공급망의 문제이다.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 산업이 회복되어 가고있지만 “필요한 부품이 하나 확보되면 또 다른 부품이 부족한 ‘두더지잡기’ 같은 상황”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부품 조달에 애를 먹고 있다.  현지 언론사의 취재에 따르면 반도체는 어느정도 수습되는 상황이지만, 산업용 로봇에 핵심 부품인 베어링, 서보모터 등은 부품부족 해소가 난망한 상황이다. 

더욱이 핵심부품의 생산 공정을 중국 등 특정국가에 위탁하여 의존하는 경우도 많다. 산업용 로봇에 쓰이는 핵심 부품들은 로봇의 특성과 사용환경에 맞춰 공정을 나누어 생산하는 경우가 많고, 높은 정밀도와 기술적 난이도가 요구되는 제품이다보니 특정국가 내에 공급망의 문제가 발생해도 재빠르게 다른 나라에서 대체품을 확보할 수 없었다.

때문에 공급망을 내재화하여 안정적 제조환경을 구성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야스카와전기의 경우,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 의존했던 부품생산을 일본 국내로 회귀하고, 전자기기 위탁제조서비스(EMS)에 의존하고 있던 일부 인버터 생산도 후쿠오카현 유키하시 지역에 인버터 부품 공장을 건설해 공급망 내재화를 도모하고 있다.

산업용 로봇 구성 및 주요부품, 주변기기
산업용 로봇 구성 및 주요부품, 주변기기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이후 제조업 현장의 만성적 인력부족 및 낮은 수익성, 산업계 재편이란 배경 속에서 공장자동화와 산업용 로봇 수요는 세계적으로 더욱 확대되고 있다.

산업용 로봇은 본체의 제조, 개발 외에도 부품, 소프트웨어, 활용연구 등 관련된 사업이 넓어 일본 정부에서도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하여 기술혁신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도 산업용 로봇 영역에 국한하지 않고 도소매, 유통 등 분야에서도 로봇 도입을 적극 추진하는 단계인 만큼 향후 큰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이다.

하지만 日 산업용 로봇의 최대 시장인 중국의 경제 부진과 부품 공급망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할 과제이다.  이 중, 산업용 로봇에 들어가는 부품은 정밀도와 정확성 등 이슈로 인해 대체할 수 있거나 범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을 찾기는 쉽지 않다. 때문에 우리 기업은 일본 로봇 기업의 부품 부족 문제를 비즈니스 기회로 활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인다. 일본로봇공업회 관계자도, “로봇산업은 부품의 중요성이 높다보니 부품의 대체수입처를 강조하는 비즈니스 보다는 로봇의 개발 단계에서부터 각 제조사와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관계 구축이 더욱 중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므로 일본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수출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서는 현지의 관련 산업전시회를 찾아 일본 기업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적절한 협력 비즈니스를 모색해 보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 일본경제신문, 일간공업신문, 일본로봇공업회, 재무성 수출통계, 산업용 로봇 기업별 홈페이지, KOTRA 도쿄무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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