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불구불한 도로의 마지막 모퉁이를 돌아 모로코의 산악 마을인 물레이 브라힘에 차를 세웠을 때, 금요일(8일) 밤 발생한 치명적인 지진으로 슬픔에 빠진 한 마을에 도착했음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한 노파가 비틀거리며 우리 쪽으로 다가왔다. 그는 머리를 손으로 감싸 안으며 울부짖고 있었다.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는 한 무리의 젊은 남성이 흐느끼고 있었다. 방금 친구가 사망자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들이다.
이 중 한 명이 "오늘 정말 많은 사람이 죽었다"고 말했다.
"친구는 (건물 잔해에) 눌렸어요. 오늘 장례를 치렀는데, 너무 어렸죠."
모하메드라는 또 다른 남성은 상황을 임시 수습하는 일을 돕고 있는데, 이 마을에서만 이미 16명이 매장됐다고 밝혔다. 지난 9일 건물 잔해 속에서 수습한 이들이다. 나머지 두 명의 희생자도 10일 안장될 예정이다.
그는 "우리는 사고 발생 후 쉬지 않고 매 순간 일하고 있다"며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은 10명 정도밖에 안 되고, 건물 안에 있는 사람들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절망적인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후 적신월사 대원들이 도착하면서 약간의 희망이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 일은 이보다 훨씬 더 크고 조직적인 대응이 필요한 재난이다.
모하메드는 "우리에겐 아무것도 없다"며 "식량과 의약품, 피난처 등 모든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파괴와 절망의 순간은 지진이 강타한 하이 아틀라스 산맥의 여러 지역에서 펼쳐지고 있다.
마라케시에서 외딴 산 중턱까지 차로 90분 동안 이어지는 구불구불한 길 위에는 바위와 돌멩이들이 늘어서 있어 운전을 어렵게 했다.
일부 도로는 부서지고 막혀 구조 활동을 심각하게 방해하고 있다. 구조 대원들은 잔해에서 생존자를 구하기 위해 마라케시 등 주요 도시에서 가장 피해가 심한 지역으로 파견되고 있다.
우리가 마을로 이동하는 길에도 구급차 행렬이 차를 지나쳐 어디론가 향했다. 구급대원들이 어떤 장면을 마주하게 될지는 항공 영상 등을 통해 대략적으로 알 수 있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는지 가늠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앞으로 몇 시간 안에 기적들이 일어나려면 물레이 브라힘뿐만 아니라 많은 곳에 중장비가 동원돼야 할 것이다. 손과 망치만으로는 역부족이다.
마라케시에서는 수천 명이 바깥에서 두 번째 밤을 청하고 있다. 로터리와 주차장, 광장 등은 담요를 두른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실제로 잠을 자거나, 최소한 깊은 잠에 빠진 사람은 찾기 힘들다. 비교적 안전한 바깥에 있다고 해서 또 다른 지진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진 않기 때문이다.
역사적인 도시 마라케시의 많은 거리에는 잔해가 남아 있지만, 남서쪽 산악 지역보다는 더 나은 상황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사파 엘 하킴은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 중이다.
그는 "신이시여, 벽과 자재만 사라지는 걸로 끝나서 다행"이라며 "중요한 것들은 아직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신이시여, 모로코에 인류애라는 힘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는 모두 함께 마음을 모으고 서로를 돕고 있습니다."
추가 보도: 케이시 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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