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으로 9월이면 주식시장은 으레 약세를 보였다.
올해 9월 들어서도 증시의 출발이 쉽지 않지만 미국 월스트리트의 대표적 증시 강세론자이자 시장조사업체 펀드스트랫의 이사인 톰 리(사진)는 여전히 반등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이달 들어 지금까지 거의 2% 하락했다.
투자자들로서는 걱정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생산을 중단시킬 수 있는 전미자동차노조(UAW)의 파업 가능성이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연방 예산을 둘러싸고 공화당 강경파와 공화당 온건파 및 민주당 사이에 치킨게임이 벌어지고 있어 9월 말이나 10월쯤 정부 폐쇄로 이어질 수도 있다.
더욱이 유가는 급등했다.
최근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들의 발언으로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우려도 증시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경제 전문 인터넷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리 이사가 6일(현지시간) 고객들에게 보낸 화상 자료에서 주식을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세 가지에 대해 설명했다고 7일 전했다.
◇9월 계절성=9월은 역사적으로 증시에 최악의 달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리 이사는 흥미로운 계절적 추세를 발견했다.
그는 첫 3일간 주가가 하락한 9월을 살펴봤다. 1950년 이래 올해 9월까지 포함해 하락 사례가 33번 있었다.
33번 가운데 9월 나머지 거래일에 주가가 오른 경우는 24%로 평균 수익률 마이너스 2%였다.
리 이사는 "여기에 방점을 찍을 게 아니라 직전 8월 말까지 주가가 10% 넘게 올랐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1950년 이래 8월 말까지 주가가 10% 이상 올랐다 9월 들어 첫 사흘 동안 하락한 경우는 8번 있었다. 그 8번 가운데 5번은 9월의 나머지 기간 동안 주가가 상승했다.
"따라서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포지셔닝=리 이사는 6일 1.2에 이른 주식 풋/콜 비율을 근거로 현재의 포지셔닝이 투자자들의 포기 수준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지난 6개월 사이 풋/콜 비율이 1.2를 기록한 것은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직후와 지난달 16일 두 번뿐이다.
리 이사는 "당시 S&P500지수를 보면 하루 혹은 이틀 바닥에 가까워진 시점이었다"며 "따라서 이번 매도세도 곧 끝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풋/콜 비율이란 풋옵션(하락 베팅)에서 콜옵션(상승 베팅)을 나눈 것이다. 시장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풋/콜 비율은 보통 1 이하에 머문다. 0.6에 가까우면 시장은 꼭지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시장에 공포와 불안감이 퍼지면 1 이상의 수치가 나올 수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과도하게 하락 베팅했다는 뜻이다. 1.2 이상이면 시장이 바닥에 가까워졌다고 볼 수 있다.
◇중고차 가격 하락=리 이사는 중고차 가격 하락에 주목하고 있다. 중고차 가격은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를 견인한다. 그는 중고차 가격이 계속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계속 낮아진다면 연준으로서는 금리를 추가 인상할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그는 연간 30만대 이상의 자동차를 판매하는 대형 중고차 거래업체 오프리스(OffLease)가 이번주 파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는 중고차 가격이 폭락 중이라는 뜻으로 폭락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다. 이것이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는 데 좋다는 점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게다가 리 이사는 주택 임대료가 정체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 또한 근원 소비자 물가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의 대표적인 증시 비관론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BNP파리바은행의 그레그 보틀 미국 주식 및 파생상품 전략가가 올해 말 S&P500지수 목표치를 4150으로 상향 조정했다.
앞서 보틀 전략가는 S&P500지수가 올해를 3400으로 마감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11%, 지난 7월의 정점보다 26% 하락한 수준으로 블룸버그가 조사한 전문가들 예상치 중 최저치였다.
그는 블룸버그에 "올해 우리의 전망이 초지일관 미국의 경기침체를 예상한 것이었다"며 "이제 월스트리트의 많은 사람처럼 미 경제 데이터의 탄력성에 놀랐다"고 전망 수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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