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산업별 대출금이 24조원 이상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은행이 대출 문턱을 낮추면서 회사채 발행 등 직접금융 메리트가 떨어진 영향이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2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산업 대출금 잔액은 1842조8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24조3000억원 증가했다. 산업별 대출금 증가 폭은 4분기 만에 확대됐다.
서정석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예금은행이 완화적 대출 태도를 유지한 가운데 은행 대출보다 직접금융 메리트가 줄었다"며 "이에 기업이 회사채 발행보다 은행 대출을 선호해 산업 대출금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지난 2분기 말 기준 제조업 대출잔액은 447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5조6000억원 늘었다. 증가 폭은 지난 1분기(11조원)보다 축소됐다. 수출기업 등의 자금 사정이 개선되면서 운전자금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서비스업은 1188조4000억원으로 13조4000억원 늘었다. 증가 폭은 지난 1분기(8조4000억원)보다 확대됐다.
서비스업에서는 금융·보험업과 부동산업 등을 중심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다. 금융·보험업의 대출 감소 폭은 지난 1분기 4조8000억원에서 2분기 8000억원으로 축소됐다. 신탁계정의 어음매입 대출 감소세가 둔화되고, 여전사의 예금은행 차입이 늘어난 영향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부동산업은 같은 기간 거래 회복 등에 힘입어 5조1000억원에서 6조원으로 증가 폭이 소폭 확대됐다.
건설업의 경우 미분양 감소, 정부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안정화 대책 등에 힘입어 증가 폭이 9000억원에서 1조9000억원으로 소폭 확대됐다.
대출 용도별로는 2분기 운전자금이 9조4000억원 늘었다. 서비스업과 전기가스업 증가 폭이 확대됐지만, 화학제품·제1차금속 등을 중심으로 제조업 증가 폭이 9조4000억원에서 3조원으로 줄면서 전체 증가 폭은 축소됐다.
시설자금은 15조원 늘었다. 제조업이 반도체, 자동차 업종 시설투자 등의 영향으로, 서비스업은 부동산업을 중심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다.
업권별로는 예금은행의 대출잔액이 2분기 22조5000억원,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이 1조8000억원 늘었다.
예금은행은 완화적 대출태도를 유지하면서 대출금 증가 폭이 확대된 반면,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강화 기조 등을 유지하면서 축소됐다.
기업형태별로는 예금은행 대출금 중 법인기업 증가 폭은 전분기 16조5000억원에서 2분기 20조원으로 확대됐다. 이 기간 비법인기업도 1조원에서 2조5000억원으로 확대됐다.
비법인기업은 부동산 거래 증가에 따라 부동산업(-9000억원→7000억원)을 중심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다. 반면 도·소매업(7000억원→1000억원), 숙박·음식점업(4000억원→3000억원)은 증가 폭이 축소됐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