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야심차게 두 번째 빅 리그 도전을 시작했지만, 이란 대표 스트라이커 사르다르 아즈문의 시즌 초반은 순탄치 않다.
아즈문은 이란 축구계를 대표하는 골잡이다. 러시아 리그에서 루빈카잔, 로스토프, 제니트상트페테르부르크 등을 거치며 리그 최고 공격수로 인정 받았다. A매치 71경기 45골로 국제대회 활약은 더욱 파괴력 넘쳤다. 특히 대한민국을 상대할 때 많은 골을 넣은 건 아니지만 인상인 순간을 만들곤 했다. 2014년 A매치 데뷔골 상대가 한국이었고, 2016년 월드컵 예선에서 아즈문의 단 한 골로 이란이 승리했다.
아즈문은 지난 2021-2022시즌 도중 독일의 바이엘04레버쿠젠으로 이적하며 첫 빅 리그 도전을 감행했는데, 결과가 실망스러웠다. 1년 반 동안 분데스리가 5골 2도움에 그쳤다. 공격 포인트의 숫자만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경기력도 혹평을 받는 날이 많았다.
올여름 아즈문은 로마로 팀을 옮겼다. 로마는 주전 공격수 태미 에이브러햄이 장기부상을 당하면서 최전방 보강이 시급했다. 새 팀을 찾던 아즈문에게는 기회였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아즈문에게 최악에 가깝다. 로마의 기존 공격수 중 지난 시즌 무득점에 그쳤던 안드레아 벨로티가 개막전 2득점을 터뜨리며 선발 자리를 차지했다. 게다가 아즈문에 이어 스타 스트라이커 로멜루 루카쿠가 임대 영입됐다. 댄 프리드킨 로마 회장이 루카쿠를 런던에서 직접 모셔오는 퍼포먼스까지 했다. 기대치가 다르다. 아즈문은 현재까지 투입은커녕 명단에도 들지 못했다.
로마는 5일(한국시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명단을 제출했는데, 아즈문이 빠져 있었다. 단순한 전력 문제는 아니었다. 로마는 UEFA의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정을 늘 아슬아슬하게 지키는 팀이다. 로마는 현재 유럽대항전 등록 명단의 인건비 지출이 지난 시즌을 넘을 수 없는 상황이다. 새로 영입한 선수의 등록에 한계가 있다. 이때문에 루카쿠 한 명을 새로 등록하느라 아즈문, 윙백 라스무스 크리스텐센은 뺄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부상으로 이탈해 있는 에이브러햄과 수비수 마라시 쿰불라를 포함시켜야 하는 이상한 상황이 됐다.
유로파리그 조별리그는 비교적 약한 상대를 만나는데다 원정길이 멀기 때문에 적극적인 로테이션 시스템이 쓰이곤 한다. 주전에서 밀린 선수에게는 소중한 출장 기회다. 특히 이번에는 체코의 슬라비아프라하, 몰도바의 셰리프, 스위스의 세르베트가 한 조에 편성됐다. 체코와 몰도바는 동유럽이고, 아즈문에게는 기회일 수도 있었다.
아즈문은 내년 1월 열리는 아시안컵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로마에서 출장기회를 잡기 힘든 상황이 이어진다면 차라리 대표팀을 다녀오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아즈문은 이달 열리는 이란의 불가리아, 앙골라 상대 A매치 명단에서 빠졌다.
사진= AS로마 트위터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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