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걸’ 고현정 “외모 덕 봤지만…새롭게 소비되고파” [D: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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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걸’ 고현정 “외모 덕 봤지만…새롭게 소비되고파” [D:인터뷰]

데일리안 2023-09-05 07:14: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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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 고파있었다…연기만 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3인 1역으로 인한 짧은 분량과 민낯으로 거칠게 표현해내야 했던 뒤틀린 모성애도 배우 고현정에겐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간 여러 작품을 소화하며 대중들을 만나왔지만, 오롯이 ‘연기’에만 집중하며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수 있어서 ‘마스크걸’에 그저 감사했다.

고현정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에서 ‘죄수번호 1047’ 시절의 모미를 연기했다. 이한별과 나나가 각각 BJ 모미, 쇼걸 아름이 시절을 맡아 고현정과 함께 모미를 완성했다.

ⓒ넷플릭스

모미의 일대기를 따라가는 이 드라마에서 고현정은 6회에서 첫 등장, 경자(염혜란 분)가 딸 미모를 평생 위협해 온 사실을 알게 된 후 탈옥을 결심한다. 오랜 시간 교도소 생활을 하며 생기를 잃은 모미를 표현하기 위해 짧은 더벅머리로 변신, 색다른 얼굴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을 몰입케 했다. 짧은 분량에, 연기 변신까지. ‘의외’라는 반응이 이어직도 했지만, 고현정은 오롯이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어 좋았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작품에 고파있었다. 여러 사건들이 많지 않았나. ‘연기만 할 수 있는 작품이 내게 올까?’, ‘그런 작품을 나도 만날 수 있을까?’ 이런 생각들을 했었다. 그러던 중에 ‘마스크걸’을 받았는데, 내 입장에선 너무 좋았다. 여러 사람과 같이 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내가 단독으로 끌고 가는 게 아니었다. 많은 사람과 같이 합을 맞춰야만 했다. 내가 하나의 퍼즐로 들어갈 수 있는 작품이라 너무 좋았다.”

3인 1역이라는 색다른 방식에도 만족했다. 각기 다른 얼굴, 그리고 다른 방식으로 한 인물을 표현했기에 오히려 입체감이 더욱 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다소 낯선 시도에 우려가 이어지기도 했지만, 고현정은 확신을 가지고 모미를 연기했다.

“살아 보니 10대, 20대, 30대, 40대, 50대가 다 다르더라. 나 자신은 나로 사니까 그닥 변하지 않은 것 같은데, 10대 때 봤던 친구를 40대가 돼 우연히 봤을 때 너무 다르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나라는 사람도 누군가에겐 그렇게 보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담스럽지 않았고, 그게 더 사실적일 수 있다고 여겼다. 보시는 분들을 위해서도 특수분장이나 이런 걸 하는 것보다 억지스럽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현실감이 더 있을 것 같았다. 안 해 본 것이기 때문에 더 만족한 것도 있다. 마지막 부분을 맡은 것도 더 좋았다. 내 나이보다 어린 나이를 한다던가, 더 많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아니라 내 나이와 비슷한 연기를 해서 좋았다.”

부담감을 덜어낸 대신, 캐릭터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 고현정이다. 딸 미모를 위해 탈옥을 결심하고, 결국 경자를 만나 맞대결을 펼치기까지. 긴 서사는 아니었지만, 모미의 감정을 거듭 파헤치면서 캐릭터는 물론 작품의 깊이를 더했다.

ⓒ넷플릭스

“모미가 딸을 처음 볼 때, 잠깐의 멈추는 시간이 있었다. 그러곤 바로 움직이는데, 잠깐 서로 바라보는 순간을 더 길게 가는 것이 좋을까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그때 모미가 하는 대사가 있기도 했었다. 근데 그럴 수가 없겠더라. 모미는 좀 흔히 하는 말로 ‘도라이’ 아니냐. 원작에선 그런 성격이 더 두드러진다. 그런 면이 있는 인물이 딸을 봤을 때 실감이 바로 될까라는 생각도 했다. 더욱이 다 큰 딸이지 않나. 남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의 특징이 자신에게 박하다. 자신의 감정에 그렇게 빠르게 빠져들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고 연기했다. 그러기엔 모미가 염치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내 감정에 빠지기 전에 빨리 구하는 게 먼저였지 않을까.”

경자와의 마지막 맞대결 장면 역시 치열하게 촬영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모미의 쉽게 정의 내릴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물론, 몸으로 직접 부딪히며 펼치는 액션 장면들을 찍는 것도 쉽지 않았다. 고현정은 해당 장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 과정을 말할 수 있어 감사하다”라며 당시를 생생하게 떠올렸다.

“세트 자체가 출구가 없는 세트였다. 돔처럼 딱 닫혀있는 곳에서 꼭 있어야 할 분들만 들어가도 꽉 차는 장소였다. 숨을 못 쉬겠더라. 너무 더울 때 촬영을 하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사정없이 서로 싸워야 했다. 제가 경자의 목을 조르면서 그만 끝내자고 하지 않나. 그게 진심이었다. 한 번 세트가 닫히면 열 수 있는 건 기계적으로 손을 봐야 한다던가, 조명을 손을 봐야 한다던가 그런 상황뿐이었다. 외부적인 환경도 연기에 도움을 받은 것이다. 염혜란 씨의 기운도 내게 도움이 됐다. 이건 가짜로 할 수가 없겠더라. 잠시 끊었다 갈 때 대부분은 부딪힌 이후부터 하면 되는데, 이번엔 그럴 수가 없었다. 물론 스태프분들이 가장 힘들었을 것이다. 배우들은 영상을 남기라도 하지. 그 장면을 생각하면 미술 감독님부터 모든 스태프들이 생각난다.”

이 과정들을 통해 또 한 번 연기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어 좋았다. 자신의 외모에 대해 “덕을 안 본 건 아니”라고 솔직하게 말하면서도, 외모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기 위해 했던 노력이 없지는 않았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얼굴들을 계속해서 꺼내보이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과거엔 제가 정말 (외모가) 정말 괜찮은 줄 알았다. (연예계를 잠시 떠났다가) 다시 나왔을 때도 그게 다 외모 덕인 줄 알았다. 외모에 대한 극찬이 많았다. 모질게 떠난 것에 비해 많이들 따뜻하게 맞아주셨는데, 그게 외모 덕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는 나이가 들면서 운이 8할, 9할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작품도 마찬가지다. 나란 사람을 이런 장르물에서 생각을 해 준 것이 신기했다. 이런 말씀을 자연스럽게 드릴 수 있는 것도 얼마나 운이 좋나. 이렇게 소비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도 운이 좋은 것이라고 여긴다. 물론 짚고 넘어가야 할 건 외모가 내 처음이자 끝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빈 껍데기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을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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