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한스경제 이정인 기자] 노시환(23)은 2019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3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할 당시부터 대형 타자가 될 재목으로 기대를 모았다. 키 185㎝, 체중 105㎏의 당당한 체격과 뛰어난 파워를 갖춰 일찌감치 한화의 차세대 4번 타자로 평가받았다. 한화의 레전드 타자 김태균(41ㆍ현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지난 2021년 은퇴할 당시 노시환을 자신의 후계자로 점찍었다. 당시 김태균은 "노시환은 잠재력이 큰 선수다. 지금보다 훨씬 더 성장할 수 있는 선수"라고 높게 평가했다.
올해 프로 5년 차가 된 노시환은 잠재력을 만개하며 비로소 ‘김태균의 후계자’라는 타이틀이 어울리는 타자로 발돋움 했다.
노시환은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에 4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5-3 승리에 기여했다. 특히 1-0으로 근소하게 앞선 6회초 달아나는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한화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무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선 그는 바뀐 투수 유영찬(26)의 2구째 속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지난달 19일 KT 위즈전에서 시즌 29호 홈런을 때린 노시환은 8경기 만에 홈런을 추가해 30홈런을 채웠다. 리그에서 가장 먼저 30홈런 고지를 밟은 그는 홈런 2위 최정(SSG 랜더스·24개)과 격차도 6개로 벌렸다. 경기 뒤 만난 노시환은 "최근 타석에서 엉덩이 중심이 뒤로 빠지면서 어깨가 빨리 열려 결과가 좋지 않았다. 타격감도 좋지 못했다. 그래서 오늘은 중견수 방향으로 타구를 날리기 위해 노력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노시환은 데뷔 5년 만에 거포의 상징인 30홈런을 달성했다. 한화 선수가 한 시즌 30홈런을 친 건 노시환이 역대 15번째다. 지난 2018년 이성열(34개), 제라드 호잉(30개) 이후 5년 만이다. 토종 우타자로는 2010년 최진행(32개) 이후 13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노시환은 "30홈런이 거포의 상징 아닌가. 작년엔 6개밖에 못 쳤는데 올해 처음으로 30홈런을 쳐서 너무 기분이 좋다. 제가 꾸준히 30홈런을 치는 타자도 아닌 만큼 앞으로도 꾸준히 30홈런 이상을 칠 수 있는 타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노시환은 히팅 포인트를 앞으로 당기고 타격 메커니즘을 수정하면서 무서운 타자로 변신했다. 그는 "올해 이 정도 변화가 일어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올 시즌 준비하면서 마무리 캠프부터 홈런 타자가 되기 위한 변화를 많이 줬지만 이렇게 성과가 좋을지도 몰랐다. 잘 되고 있어서 변화를 주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지금의 타격 메커니즘을 은퇴할 때까지 꾸준히 잘 유지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젊은 거포 노시환은 김태균 해설위원에 이어 20년 만에 '만 22세 이하에 단일 시즌 30홈런을 친 타자'의 맥을 이었다. 선배 김태균 위원이 걸어간 길을 차근차근 따라가고 있다. 그는 "(김태균 후계자까지) 아직 멀었다는 말은 이제 그만해야 할 것 같다. 이제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 꾸준함의 대명사였던 태균 선배님처럼 저도 꾸준한 모습을 보여줘야 확실하게 후계자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노시환은 2008년 김태균(31개) 이후 15년 만의 한화 출신 홈런왕을 노리고 있다. 9월 22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까지 최대한 많은 홈런을 생산해 홈런왕을 차지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한화 팬분들이 거포에 대한 갈증이 있는 것으로 안다. 홈런왕이 되면 그런 부분을 해소할 수 있고, 여러모로 뜻깊은 홈런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시즌 끝까지 지금 페이스를 잘 유지해서 꼭 홈런왕이 되고 싶다"고 힘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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