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세] “연애는 하기 싫지만 연애 예능은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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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세] “연애는 하기 싫지만 연애 예능은 재밌어요”

여성경제신문 2023-09-02 12: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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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경제신문이 연재하는 [청년이 보는 세상] 이번 편은 고려대에 개설된 '고려대 미디어 아카데미(KUMA)' 7기 수강생들이 작성한 기사입니다. 여성경제신문은 쿠마를 지도하는 박재영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와 수강생들의 동의 하에 기사를 [청세]에 게재합니다. [편집자 주]

결혼하지 않는 나라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한국의 혼인 건수는 19만2000건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결혼 상대를 소개해 주는 ‘결혼정보회사(결정사)’의 매출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출연진의 연애를 관찰하는 ‘연애 예능’이 인기다.

결혼하지 않는 사람이 늘어남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기혼 지원’에서 벗어나 ‘비혼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한 대기업에 다니는 김수형(33·남) 씨는 최근 회사에서 ‘비혼 선언’을 했다. 회사 경·조사 게시판에 ‘비혼 선언’을 등록한 것이다. 회사는 ‘비혼 선언’을 한 직원에게 기본급 100%와 특별 휴가 5일을 준다. 결혼한 직원에게 주어지는 혜택과 동일하다.

LG유플러스 사내 게시판에 올라온 1호 비혼선언 게시글 /김인엽
LG유플러스 사내 게시판에 올라온 1호 비혼선언 게시글 /김인엽

국내에서 가장 먼저 ‘비혼 선언’을 도입한 LG유플러스 측은 비혼 장려가 아닌 구성원 개개인의 가치관, 선택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임직원 의견 수렴을 통해 관련 제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언론조사 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지난해 12월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68.1%가 미·비혼 직원에게도 기혼 직원이 받는 복지혜택을 똑같이 주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결혼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비혼식’도 성행한다. 비혼식은 지인을 초청해 ‘축의금’을 받는 등 형식 면에선 결혼식과 비슷하다. 웨딩 플래너 김민아(28·여) 씨는 “몇 년 전부터 비혼식에 대한 문의가 많아 비혼식에 대한 상담도 겸한다”며 “하객들 모두 당사자의 의사를 존중해 주며 축하해 주는 것이 보기 좋았다”고 했다.

결혼뿐만 아니라 연애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인구보건복지협의회의 ‘청년(만19~34세)의 연애결혼 그리고 성인식 조사’에 따르면 연애를 하지 않는다는 응답자가 65.6%에 달했다. 그중 70%는 스스로 비연애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3분의 1에 해당하는 29.1%는 연애 경험이 한 번도 없는 ‘모태 솔로’라고 응답했다. 연애 경험이 없는 정민기(26·남) 씨는 “취미가 많아서 굳이 연애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며 “마음이 맞는 사람이 나타나기 전까지 연애를 계속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모태 솔로, 비연애, 비혼식이 유행하지만 청년들 사이에선 연애 프로그램이 인기다. 사진은 '나는 솔로' 장면 /
모태 솔로, 비연애, 비혼식이 유행하지만 청년들 사이에선 연애 프로그램이 인기다. 사진은 '나는 솔로' 장면 / ENA, SBS PLUS

모태 솔로, 비연애, 비혼식이 유행하지만 청년들 사이에선 연애 프로그램이 인기다. ‘솔로 지옥’, ‘환승 연애’, ‘나는 솔로’, ‘돌싱글즈’ 등 지난해에만 8개가 넘는 연애 예능 프로그램이 TV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서 인기리에 방영됐다. 지난해 넷플릭스 글로벌 순위 6위를 기록했던 솔로지옥 김재원 PD는 “연애는 좋을 땐 또 좋지만 안 좋을 땐 또 한없이 안 좋은 게 연애”라며 “연애 예능은 직접 겪지 않기 때문에 부담 없이 공감하며 즐길 수 있다”고 유행 이유를 밝혔다.

낮은 혼인 신고율과 높은 비 연애율에도 연애 예능이 인기가 많은 이유에 대해서 김정수(서울대 사회학과·박사과정) 씨는 ‘집단적 대리 만족’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연애를 하지 않거나 못하는 시청자가 접근이 쉬운 예능을 통해 ‘아바타 연애’를 하며 만족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결정사’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정사 업체 G의 가입 상담률은 전년 대비 38%, 신입 회원 가입률은 12% 늘어났다. 업계 선도 기업 D 업체는 2년 연속 최고 매출을 기록하며 호황을 누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혼을 원하는 이가 많아지고 있지만, 결혼을 원하는 사람들 역시 분명히 있고 상대의 자산 규모 연봉, 외모, 가정환경 등 세부적인 부분까지 따지는 만큼 상대의 조건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결정사 서비스 이용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수 씨는 결정사 유행에 대해 “MZ로 대표되는 청년 세대가 불확실한 연애를 ‘결정’하는 것에 부담감을 느꼈고 이점을 결정사가 잘 포착한 것같다”고 풀이했다.

김인엽 고려대 통일외교안보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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