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이후 글로벌 제조업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서비스로의 소비 전환과 글로벌 주요국들의 금리 인상으로 수요가 위축되면서다. 다만 내년에는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되면서 이 같은 부진이 점차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25일 한국은행은 '글로벌 제조업 경기 평가 및 우리 경제에 대한 시사점' 연구 보고서에서 "이번 글로벌 제조업 경기 부진은 서비스 경기와의 격차가 이례적으로 크다"며 "또 기간이 길고, 국가‧업종별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 하강기와 차별화된다"고 설명했다.
우선 글로벌 제조업 둔화는 서비스로의 소비 전환과 글로벌 주요국들의 금리 인상으로 재화수요가 크게 위축된 탓이다. 또한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약화된 점도 제조업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특히 중국의 추세적 성장 둔화가 자국 경제 성장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글로벌 제조업의 개선을 제약할 소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중국 정부의 부양책은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되겠지만, 앞으로 중국 성장 동력이 투자에서 소비 중심으로 전환돼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보다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높은 부채 수준과 자본생산성 하락 등에 따른 투자 위축은 중장기 성장률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는 인구 고령화와 맞물려 전반적인 경제 활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짚었다.
긴 시계에서 살펴보면 팬데믹 이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친환경 전환이 글로벌 제조업 지형과 세계교역 환경에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선진국들이 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중국도 일대일로 국가를 중심으로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고 있다.
또 배터리, 태양광 등 친환경 제조업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각국이 이들 산업에 필요한 핵심광물의 공급망 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한은은 "앞으로 글로벌 제조업 경기는 당분간 부진을 이어갈 것"이라며 "다만 내년 이후에는 글로벌 금리인상 사이클 마무리, 재화소비 정상화, 재고조정 진정 등으로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우리 경제가 이러한 제조업 경기‧구조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면서 성장 동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수출시장 다변화와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친환경 전환도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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