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윤효용 기자= 여자 월드컵 시상식에서 '강제 키스' 논란을 일으킨 루비알레스 스페인 축구협회장이 사임한다.
스페인 '마르카'는 25일(한국시간) "루비알레스는 이번 주 금요일 스페인 왕립축구연맹 회장직을 사임한다고 발표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루비알레스는 지난 20일(한국시간) 스페인의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우승 시상식 도중 실버볼(MVP 2위) 헤니페르 에르모소에게 입을 맞추는 돌발행동을 저질렀다. 루비알레스는 에르모소를 강하게 포옹한 뒤 얼굴을 두 손으로 잡고 입을 맞췄다.
논란에 대한 대처도 부적적했다. 루비알레스는 이날 밤 사과도 하지 않았다. 스페인으로 돌아오는 길에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뒤 비행기 경유지에서 급하게 사과 영상을 찍었을 뿐이다. 이 사과영상에서도 "자연스러운 행동을 이상하게 본 사람들은 멍청이"라며 오히려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지적했다.
피해자를 가장해 거짓 해명을 남기기도 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에르모소, 이바나 안드레스를 사과 영상에 출연시켜 논란을 잠재우려 했지만 두 선수가 이를 거부했다. 이후 스페인축구협회는 "월드컵 우승이 주는 엄청난 기쁨 때문에 완전히 자발적인 행동이었다. 회장과 저는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애정과 감사의 자연스러운 몸짓이었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는데, 피해 선수가 작성한글이 아니라는 게 밝혀지면서 논란을 키웠다.
비난 여론은 점점 거세졌다. 스페인 총리와 스포츠 최고위원회(CSD)까지 루비알레스의 책임있는 사과를 요구했고 국제축구연맹(FIFA)도 해당 사건에 대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전했다. 이스코, 보르하 이글레시아스, 이케르 카시야스 등 전, 현직 스페인 국가대표들도 루비알레스 회장을 비판했다.
강한 비난 여론에 루비알레스 회장은 결국 사임 의사를 전했다. 루비알레스는 2018년부터 5년 동안 스페인축구협회를 이끌었다. 후임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마르카'는 "이런 행동은 스페인 첫 번째 여자 월드컵 우승 같은 역사적인 사건의 성취를 훼손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루비알레스의 행동이 스페인 스포츠의 가장 중요한 이정표를 가려서는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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