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구글이 세상을 바꿀 '게임 체인저'로 공개한 양자컴퓨터가 상온에서 작동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다. 국내 연구진이 해당 소재를 찾았다는 소식에 양자컴퓨터 테마주가 전일 대비 30% 상승하면서 무더기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상반기 테마주로 뜨거웠던 이차 전지 붐이 서서히 가라앉는 가운데 이번에는 양자컴퓨터 주식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양자컴퓨터란 양자역학의 특성을 이용하여 한 번에 많은 정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기능을 구현하였다. 기존의 슈퍼컴퓨터보다 수백만 배 빠른 속도로 인해 미래 산업의 근간을 바꿀 기술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절대영도(-273.15도)에 가까운 환경에서만 안정화할 수 있는 한계가 있어 그동안 상용화에 한계가 있었다. 양자역학의 특성인 중첩과 얽힘 현상을 안정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초저온 환경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런데 국내 한국원자력연구원 김재욱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상온에서도 대규모 양자 얽힘 현상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소재 후보 물질을 확인한 것이다. 김 박사 팀은 터븀인듐산화물(TbInO3)이 양자스핀액상(QSL) 물질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실험으로 증명하였고, 이는 세계적인 저술지 '네이처 피직스'에 게재되었다.
이는 세계 최초로 확인된 성과이며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터븀인듐산화물이 양자컴퓨터 소자로 활용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수많은 눈길이 쏠리고 있다. 국내 연구진은 단순히 상온에서만 실험을 진행하지 않고 극저온에서 상온까지 넓은 온도 범위에서 모두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또한 다양한 자기장, 주파수 대역에서도 실험을 진행해 다양한 환경에서 응용할 수 있다는 점도 증명했다.
나날이 높아지는 한국 과학계의 위상
하지만 기술 관련 테마주 마냥 안전할까?
김재욱 선임연구원은 "오랫동안 이론적으로만 예상되었던 양자스핀액상 물질의 상온 활용을 실험적으로 검증한 첫 사례라 기쁘다"면서도 아직 연구 진행이 더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관련 테마주는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벌써부터 들썩이며 가격 탄력을 받았다.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양자컴퓨터 관련주로 각광을 받고 있는 회사는 우리로, 엑스게이트, 케이씨에스, 코위버, 텔레필드, 피피아이 등을 꼽을 수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에서는 이차 전지에 이어 초전도체, 양자컴퓨터 테마주로 이어지는 개인투자자들의 쏠림 현상에 우려를 표하며 허위 풍문 유포 행위 단속에 나섰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기술 상용화 가능성이 이루어진다면 대박을 이룰 수도 있다는 판단에 테마주 투자에 몸을 사리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테마주별로 주목받는 기간이 점점 짧아지는 점을 콕 집어 위험하다는 경고에 나섰다. 상반기 2000%가 넘는 상승세를 이끈 에코프로를 포함하여 이차 전지주 급등으로 시작한 국내 증시가 이달 초에는 초전도체로 옮겨갔다. 이후 반도체, 전자기기 등에 활용 가능하다고 발표된 신소재 '맥신' 테마주로 관심이 쏠린 바 있다. 대량생산의 기대감을 껴안은 맥신 관련주는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하루 만에 주가가 급락하는 등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Copyright ⓒ 나남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