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4일 "물가 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목표 수준으로 안정되기까지는 아직 상당 기간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기준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현 기준금리 3.50%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로써 한은은 지난 2·4·5·7월에 이어 5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 이후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주요국의 통화정책과 경기 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가계부채 흐름도 유의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기준금리를 현재의 긴축적인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로 2개월 연속 2%대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5.0%에서 올해 1월 5.2%로 소폭 상승한 이후 ▲2월 4.8% ▲3월 4.2% ▲4월 3.7% ▲5월 3.3% ▲6월 2.7% 등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국제유가의 기저효과로 석유류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영향이 반영됐다. 또 개인서비스 및 가공식품 가격의 오름세 둔화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근원인플레이션율과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모두3.3%로 낮아졌다.
다만 향후 물가 경로에는 국제 원자재 가격 변화와 기상여건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부터 다시 높아져 연말까지 3% 내외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당초 예상했던 흐름이며 올해 중 상승률도 지난 5월 전망치에 부합하는 3.5%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근원물가상승률은 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 등의 영향으로 둔화 흐름이 당초 예상보다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중 상승률도 지난 전망치(3.3%)를 소폭 상회하는 3.4%로 전망했다"고 말했다.
이날 금통위에서 금통위원 6명 전원은 기준금리 3.75%로의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미국의 금리정책이 어떻게 될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등에 따라 외환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변동성이 커지면 물가도 같이 높아지기 때문에 적절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는 의견"이라며 "또한 가계대출 증가세가 계속 확대될지도 유의해서 지켜 볼 필요가 있기 때문에 금리 상방을 열어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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