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의 반지하주택 / 뉴스1
"계속 방 창문 바로 앞에서 소변을 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주 순찰 부탁드립니다"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된 반지하주택 거주자의 민원이다.
서울시가 반지하주택 3450가구를 사들이기로 하면서 주거복지 사업에서 반지하 대책이 다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시의 액션 플랜은 재해에 취약한 반지하주택을 점진적으로 소멸시키려는 조치다. 2021년 말 기준으로 서울 지하·반지하 주택은 20만 호가 넘는 걸로 추정된다.
영화 '기생충' 장면 캡처. / CJ ENM
2019년 개봉한 영화 '기생충'에서도 다뤄진 반지하주택은 한국 전쟁과 급격한 산업화의 산물이다. 1970년대 정부는 남북한 전쟁 가능성을 감안해 주택마다 방공호로 활용할 지하실을 만들도록 했다. 애초에 지하실 거주는 불법이었지만, 산업화로 주택난이 극심해지자 사람들은 지하에 세 들어 살기 시작했다. 이후 건축법이 지하 거주를 허용하고, 지하층 높이 요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개정되면서, 반지하주택이 서민 주거문화의 한 유형으로 자리 잡았다.
결국 넉넉하지 못한 이들의 생활 터전이 된 반지하주택은대중매체에서 은근히 미화되는 옥탑방과는 차원이 다른 현실감을 보여준다. 매체에서 가난한 처지의 주인공을 내세우더라도 옥탑방이 씩씩함 혹은 낭만을 나타내는 코드로 사용된다면, 반지하는 처절함 또는 비참함을 나타내는 코드로 동원된다.
반지하주택은 채광, 환기, 소음 등 생활 불편을 넘어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매년 되풀이되는 폭우로 인한 침수가 대표적인 피해이지만, 다른 돌발 사고 여지도 품고 있다.
반지하주택 창문 샷시를 뚫고 돌진한 차량. / 에펨코리아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투척된 사진이 그 예다. 흰색 승용차가 한 반지하주택의 창문 샷시를 뚫고 돌진해 있는 위험천만한 모습이다. 사고가 난 방 내부는 쓰러진 집기들로 인해 아수라장이 됐다. 가구 내 달랑 하나 있는 창이 길바닥에 붙어있어 빚어진 슬픈 현실이다.
한편 지난 4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8000억원을 들여 올해 반지하주택 3450가구를 매입한다는 공고를 냈다.
서울 동작구의 반지하주택 / 뉴스1
▲ 침수피해이력이 있는 반지하주택 ▲ 서울시에서 2022년 특별재난구역으로 지정한 7개 자치구(구로구, 금천구, 동작구, 관악구, 영등포구, 서초구, 강남구 개포1동) 내에 존재하는 반지하주택 ▲ 지층이 지반에 2/3 이상 묻힌 주택 등이 대상이다.
기존에 반지하주택에 살던 가구는 SH공사의 매입임대주택으로 이전시키고, 지상층 가구의 임대 계약이 끝나면 향후 재건축을 통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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