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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빨리'를 강조하던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 날짜를 알린 가운데, '안전한 오염수' 홍보 취지의 유튜브 영상 제작을 우리 정부에서 직접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국민의 공분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국민 반대? 모르겠고 ‘가능한 빨리’
MBC
일본 정부는 2023년 8월 22일 오전 10시 기시다 후미오 총리,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 와타나베 히로미치 부흥상 등 관계 부처 장관들이 모인 각료회의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오는 2023년 8월 24일에 시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해양 방류 시기를 결정한 것은 지난 2021년 4월 스가 요시히데 당시 총리가 각의에서 오염수 해양 방류를 공식 결정한 지 2년 4개월 만입니다.
2023년 6월 말 기준으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총량은 134만 톤으로, 해양 방류는 개시 시점으로부터 30년 동안 이어질 것이란 전망입니다.
NHK
결정에 하루 앞선 2023년 8월 21일 일본 현지 방송 NHK는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 쌓이고 있는 오염수를 오는 24일 이후 '가능한 빨리' 방출하기 위해 최종 조정에 들어갔다"라고 보도했습니다.
NHK의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일본 전국어업협동조합 연합회의 사카모토 마사노부 회장과 면담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기시다 총리는 "해양 방출을 하는 이상 안전하게 계속할 수 있도록 향후 수십 년 장기간에 걸쳐 필요한 대응을 책임 있게 하겠다고 약속한다"라며 어업계의 이해를 구했습니다.
NHK
사카모토 회장은 "일본 국민의 이해를 얻을 수 없는 오염수의 해양 방출에 반대하는 입장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라며 완강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특히 사카모토 회장은 "과학적인 안전과 사회적인 안심은 다르다"라며 오염수 방출에 대한 우려를 거듭 표했습니다.
앞서 어민들에 대한 소문 피해 등에 대비해 한화로 약 8천억 원의 예산을 배정한 일본 정부는 이들의 강경한 반대에도 원전 폐로와 후쿠시마 부흥 등을 이유로 결국 방류를 강행하기로 했습니다.
“바이든, 아리가또”
YTN
한미일 정상회의를 마친 직후 기시다 총리는 2023년 8월 19일 밤 일본으로 돌아가자마자 "미일 정상회담에서만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일본 외무성도 미일 정상회담에 대한 보도자료를 내고 "기시다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오염수 관련 일본의 대응에 지지와 이해를 표명해 준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라고 전했습니다.
일본의 한 매체는 "한미일과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오염수 문제가 의제에 오르지 않았지만, 기시다 총리는 이미 방류를 향한 막바지 행보에 들어갔다"라며 "기시다 총리가 직접 바이든 대통령에게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 등에 대해 설명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YTN
이 같은 일본의 입장이 전해지자 2023년 8월 2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역사왜곡, 오염수 방류 등 당면 문제에서 패싱 당했다"라고 혹평했습니다.
이날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 외의에서 이재명 대표는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저지할 마지막 기회였다. 안타깝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 지속된 명령을 끝내 불응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대표는 "오히려 IAEA 결과를 신뢰한다며 일본의 손을 들어줬다"라면서 "우리 국민 다수가 IAEA 보고서에 동의하지 않고 있는데, 윤 대통령은 대체 어느 나라 국민을 대표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했습니다.
MBC
일본 정부가 결국 방류 날짜를 결정해 발표한 직후, 같은 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일본이 역사에 후회를 남길 결정을 한다. 우리 국민 85%가 반대하는 후쿠시마 핵물질 오염수 해양 투기가 코앞"이라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번 결정은 기후 재난과 환경 재앙이 인류 미래를 위협하는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선택이 될 것이며 일본의 해양투기가 가져올 생태계 파괴 우려는 갈수록 커질 것"이라며 비판에 나섰습니다.
"이것이 한미일 협력의 새로운 시대인가. 국민 위험은 줄고 기회는 커지는 관계인가"라고 꼬집은 박 원내대표는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 국민에게 상처를 주고 국익을 침해하는 나라와 군사협력을 맺는 것을 국민이 동의할 수 있겠나. 일본이 오염시킨 바다에서 군사협력하는 것은 국민 자존심과 국격을 무너뜨리는 일로 국민이 용납하지 않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다들 피폭 받으며 살잖아?
페이스북
한편 국무조정실은 최근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4분 25초 분량의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말하는 후쿠시마 오염수의 진실" 영상 제작비 3,800만 원이 대통령실 예산으로 집행됐다고 보고했습니다.
지난 2023년 7월 7일 공식 유튜브 채널 '대한민국 정부'에 게재된 해당 홍보 영상에는 "후쿠시마 오염수가 위험하지 않다"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 영상은 특히 "커피 한잔을 드셔도 그리고 우유 한잔을 드셔도 계란 하나를 드셔도 다 방사성 물질이 들어 있기 때문에 피폭을 받는다", "오염수가 방류되면 건강에 문제가 생길 거라는 우려는 전혀 하지 않으셔도 된다" 등을 강조해 논란이 됐습니다.
유튜브 채널 '대한민국 정부'
이를 보도한 매체는 "최근까진 문화체육관광부가 '수산물 안전 관리' 정부 정책 홍보 차원에서 1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 영상으로 확인됐으나, 실제로는 대통령실이 직접 영상을 제작하고 문체부는 영상 송출에만 관여한 것이 드러난 셈"이라 짚었습니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보고에서 "대통령실에서 홍보 영상 제작을 위해 대통령실 홍보 예산을 직접 집행했으며, 업체 선정도 대통령실에서 했다"라고 밝혔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련 범정부 티에프(TF)를 운영하고 있는 국무조정실은 이 과정에서 영상에 나오는 전문가들의 설명이 맞는지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해 대통령실에 전달했습니다.
MBC
국무조정실 측은 "영상 제작 업체가 어디인가"라고 묻는 질문에 "정부의 계약 관련 세부 사항 등은 법에 근거한 계약 당사자 정보 보호 등의 사유로 상세한 제출이 곤란하다"라며 따로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실이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를 옹호하는 듯한 영상 제작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위성곤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대한 국민의 걱정을 괴담으로 치부하면서까지 오염수의 안전성을 홍보하는 데는 일본과의 관계 등 외교적·정무적 판단이 개입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입을 열었습니다.
위 의원은 "안전성을 철저히 검증하고 따져 묻기는커녕 오염수 해양투기를 사실상 용인하고 앞장서 홍보하는 모습을 볼 때 윤 대통령이 과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라고 비판, 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민 안전을 위한 홍보에 정부 및 대통령실 예산을 집행하는 것은 예산 운영의 취지에 부합한다"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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