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정인 기자] 류현진(36ㆍ토론토 블루제이스)은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 투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최고 투수 반열에 오르는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그는 야구를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총 네 차례의 수술을 받았다. 프로 입단 전인 2004년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고,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시절인 2015년 5월에는 왼쪽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았다. 2016년 7월에는 팔꿈치 건염으로 한 경기만 소화한 채 팔꿈치 괴사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 2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지난해 6월에는 6년여 만에 다시 수술대에 올라 두 번째 토미존 서저리를 받았다.
지난해 30대 중반에 재활 1년 이상이 걸리는 수술을 받고 이탈하자, 현지 언론은 류현진의 재기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가 복귀한다고 해도 전성기 시절 모습을 되찾긴 어려울 거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류현진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이달 초 빅리그에 복귀한 이후 연일 인상적인 투구를 펼치며 부활에 성공했다.
류현진은 21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레즈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비자책점) 쾌투를 펼쳤다. 토론토는 10-3으로 승리했고, 류현진은 시즌 2승(1패)이자 통산 77승을 마크했다.
그는 특유의 칼날 제구를 앞세워 전성기 못지않은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 8일 부상으로 조기 강판한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4이닝 무실점), 14일 시카고 컵스전(5이닝 2실점 비자책점)에 이어 3경기 연속 비자책 행진, 14이닝 연속 비자책 행진을 이어갔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1.89까지 떨어졌다.
현지에선 류현진을 향한 감탄이 쏟아지고 있다. 캐나다 지역지 토론토 스타의 마이크 윌너 기자는 "14개월 이상 재활한 선수가 이렇게 좋은 제구력과 구위를 펼치는 것이 놀랍다. 보통 수술받은 선수들은 제구력이 가장 늦게 회복하곤 한다"고 조명했다. 존 슈나이더(43)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은 부상 전에 했던 모든 것을 복귀 후 3경기에서 보여주고 있다. 그 나이에 이렇게 하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쉬운 일이 아닌데 정말 쉬워 보이게 한다”고 극찬했다.
류현진은 올겨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일각에선 한화 이글스 복귀 가능성을 점쳤다. 그러나 그는 복귀 이후 여전히 자신이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있다. 한화 복귀 가능성은 희박해지는 분위기다. 빅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MLB 전문가인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22일 본지와 통화에서 “류현진이 이제 30대 중후반에 접어든 만큼 예전처럼 긴 계약 기간과 높은 금액을 보장받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오히려 선택지는 예전보다 많아질 수 있다. 과거 높은 몸값 때문에 부담스러워서 움직이지 못했던 팀이 이번엔 류현진 영입을 시도할 수 있다”면서 “류현진을 3~5선발 감으로 생각하면 투자할 가치가 있다. 리빌딩 중인 팀도 베테랑 효과를 기대하고 류현진을 영입하려 할 수 있다. 3년 이상 계약은 쉽지 않아도 2년 계약은 충분히 따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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