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광복절 특사로 사면된지 사흘만인 지난 18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예비후보에 등록했다. 이번 특별사면에 '김태우-강서구청장 재공천'이라는 '윤심'이 작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 총선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 걱정하는 국민의힘은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겉으로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내심 이번 보궐선거를 발판으로 수도권에서 지지층을 결집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모습이다.
김 전 청장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저 김태우가 민주당 20년 구정 독재를 막고, 강서구를 다시 일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청장은 "숙원해결사 김태우가 강서구로 돌아왔다. 강서구를 장기독점한 민주당 정치인들에게 묻는다. 선거철만 되면 강서구민들에게 지역숙원 해결하겠다고 희망고문만 했지 하나라도 해결한 적이 있었나? 반면, 강서구의 수십 년 숙원사업들을 1년 만에 해결한 사람, 누구였나"라며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할 정당은 '돈봉투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민주 "후안무치한 만행" 비판 목소리.. 속으로는 "출마, 고맙다“
이에 대해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8일 논평을 통해 "법원 판결을 전면 부정한 윤석열 대통령의 사면권 폭주가 김 전 구청장의 뻔뻔한 재출마 길을 열어줬다"며 "법원의 판결을 조롱하고 강서구민과 국민을 우롱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 전 구청장의 후안무치한 만행에 분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 전 구청장은 공무상 비밀을 누설한 범법자다. 법원의 판결 앞에 변명의 여지는 없는데도 보궐선거를 초래해 국민 혈세를 낭비했다"고 지적하며 "구정 공백을 만든 당사자가 누구인데 야당을 걸고넘어지나"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대통령이 점 찍어놓은 '윤심' 후보인 김 전 구청장에게 다시 공천을 줄 것인가"라며 "법치를 파괴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 전 구청장의 행태는 국민의 엄혹한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임을 경고한다"고 경고했다.
정의당도 비판에 가세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21일 이날(21일) 이 대표는 "40억원 혈세를 퍼부어야 하는 보궐선거에 책임 당사자가 구민들 앞에 서서 석고대죄를 해도 모자랄 판에 철면피처럼 또다시 자신을 뽑아달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골프 접대를 포함한 온갖 비위는 세상사가 다 아는 일"이라면서 "국가 주요 문서 유출로 자신의 죄를 방어하려고 했던 괘씸한 행위에 법원조차 분명한 판결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겉으로는 비판을 하고 있으나 내심 김 전 구청장의 출마를 "고맙다"고 평가하며 호재라고 여기는 분위기다. 이는 김 전 구청장이 보궐선거의 원인이 된 인물인 만큼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지층 결집을 통해 '총선 전초전' 성격이 강한 이번 보궐에서 승리한다면 총선 구도도 유리해질 수 밖에 없다.
국민의힘, '김태우-강서구청장 재공천.. 윤심' 따를까? 내부선 우려 목소리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김 전 구청장 출마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조 전 장관 의혹 폭로를 통해 현 정권 출범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김 전 구청장이 강성 지지층에게는 통하더라도 중도의 마음을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강서구 국회의원 3명(한정애·진성준·강선우)도 무도 민주당 소속이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김 전 구청장이 보궐선거 빌미를 제공한 만큼 오는 10월 강서구청장 선거에 나서면 안 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분은 보궐선거 원인 제공자로 다시 나간다는 건 정치 도의에 맞지 않다"며 "이번엔 좀 쉬고 총선 투입(쪽으로 검토하는 게 맞다)"고 했다.
이어 "만약 졌을 경우 당 공천뿐만 아니라 대통령 사면권에 대한 논란으로 번질 수가 있다. 또 김 전 구청장을 공천하면 야당이 결집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홍석준 의원도 같은 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당 입장에서는 참 아직까지도 결정하기 힘든, 곤란한 상황"이라며, "결과적으로 나쁜 결과가 됐을 때 지금 차기 총선도 얼마 남지 않은 이런 시점에서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그런 우려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도 21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김 전 구청장의 예비후보 등록에 대해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 대표는 "김태우 구청장이 사면되자마자 일주일도 안 돼서 재보궐 선거 후보 등록을 했다. 그것은 후보 등록을 하라고 사면을 해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느 국민이 그거를 이해하겠나"라며,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한테 엄청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전 구청장은 최근 연일 조국 전 장관과 이재명 대표를 향해 공세를 퍼부으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를 향해 "저도 인허가권을 가진 지자체장을 경험해 봤지만, 4단계 종상향은 듣도 보도 못했다"며 "과연 여기에도 규칙을 지키는 공적 의지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당당하게 소명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이 대표가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은 것을 지적한 것이다.
지난 15일에는 "조국씨는 민주당 비리 정치인과 관료의 정당한 감찰을 무마하고, 감찰권을 악용해 반대 진영의 약점을 캔 최악의 민정수석"이라고 비판했다.
조 전 장관이 지난 14일 페이스북에서 김 전 구청장의 사면을 언급하며 "윤석열 정권이 법치를 사유화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한 반박이었다.
김 전 구청장은 이 글에서 "도둑놈을 잡으라고 신고했더니, 도둑놈이 신고자 보고 나쁜놈이라고 한다"면서 "조국씨 등이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공익신고자를 겁박하고 모욕하고 있지만, 기실 저 김태우를 정식공문으로 공익신고자로 지정한 정부는 '문재인 권익위'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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