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노스웨스트의 역대급 산불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폴 오스테드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산불에서 대피하는 사람들과 연락을 유지하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이용했다.
그러나 메타가 캐나다 사용자에 대한 뉴스 서비스를 차단한 결과, 긴급 상황에서 페이스북으로 뉴스를 공유하지 못해 답답함을 느껴야 했다.
오스테드는 "대신 뉴스 기사 일부의 스크린숏을 찍어서 올려야 했다"며 "이 때문에 전체 기사를 볼 수 없거나 확인을 위해 인터넷을 다시 검색해야 할 때가 많다"고 BBC에 전했다.
포트 레졸루션의 작은 마을에 사는 오스테드는 이 조치가 가족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다. 가족들은 산불이 번져 거주 중이던 헤이 리버 지역에서 대피해야 했다.
오스테드는 BBC와의 페이스북 메신저 대화를 통해 "고속도로 상황을 예로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차를 몰고 나가도 안전할지 페이스북에서 질문하곤 했지만, 그 페이스북에서 관련 뉴스를 공유하지 못한 것이다.
캐나다 의회는 얼마 전 구글·메타 등에 뉴스 매체와의 콘텐츠 사용료 협상을 의무화하는 '온라인 뉴스법'을 통과시켰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소유한 메타는 이후 8월 1일부터 캐나다 사용자에 대한 뉴스 서비스를 중단하기 시작했다.
또한, 해당 법이 "근본적 결함으로 인해 플랫폼들의 운영 현실을 간과했다"고 주장했다.
메타가 법에 맞서 뉴스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중단하자, 페이스북·인스타그램에서 언론사 뉴스를 공유할 수 없는 캐나다 사용자가 점차 증가했다.
이들은 친구가 공유한 기사도 볼 수 없다. "이 콘텐츠는 캐나다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표시된다.
이로 인해 특히 산불에서 대피하던 사람들의 정보 접근성이 위태로워졌다.
쇼나 브루스는 노던앨버타공과대학에서 재난·비상시 대응 프로그램 강사로 일한다. 그는 "타이밍이 최악이었다"며 캐나다인의 약 77%가 페이스북을 사용하고 이들 4명 중 1명은 주로 페이스북에서 뉴스를 본다고 말했다.
브루스는 "이번 조치로 인해 정보 공백이 생기지는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BBC는 메타에 뉴스 서비스 중단과 이 조치가 피난민에게 미치는 영향을 문의했으나 대변인은 답변을 거부했다.
BBC는 이 법을 통과시킨 캐나다 연방정부에도 의견을 요청했다.
2만 명이 거주하는 노스웨스트 준주 최대 도시 옐로나이프 주민에게 18일(현지시간) 오후까지 대피하라는 공식 대피령이 내려졌다. 약 16km를 집어삼킨 산불이 주말까지 도시 경계에 도달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헤이 리버와 포트 스미스 등 노스웨스트 준주의 다른 마을에도 대피령이 내려졌다.
많은 피난민이 'NWT 산불안전확인'과 같은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산불 관련 안부를 알리고 새 소식을 문의하고 있다.
관계 당국 또한 페이스북을 이용한다. 대피 정보 및 화재 관련 소식을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와 웹사이트에서 직접 안내하는 것이다.
브루스는 "예전처럼 페이스북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자, 일부 기관들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메타의 뉴스 서비스 차단 조치로 인해 다른 캐나다 관할권에서도 필수 정보의 안내 방법을 재고해야 했다.
예를 들어 매니토바주 경찰은 올여름 초 국영 매체 '캐나디안 프레스' 인터뷰에서 소셜미디어 계정에 직접 글을 올려 대중에게 소식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10일 현재 노스웨스트 준주에서만 약 240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캐나다 역사상 최악의 산불 시즌으로 꼽힌다.
브리티시컬럼비아·퀘벡을 포함한 캐나다 전역에서 1000건 이상의 산불이 타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봄 기후가 평년보다 따뜻하고 건조했던 것을 그 원인으로 지목했다.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로 인해 덥고 건조한 날씨가 산불을 일으킬 위험이 커졌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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