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한 뮤지컬 봇물…약점이었던 ‘자막’은 기회로 [자막도 예술이다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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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한 뮤지컬 봇물…약점이었던 ‘자막’은 기회로 [자막도 예술이다①]

데일리안 2023-08-15 11:19:00 신고

대사·가사 전달 넘어 이해 돕고 재미까지 챙기는 자막

'자막 맛집' 된 뮤지컬 '시카고'...감정까지 자막에 담아

지난해 뮤지컬 시장은 최대 호황기를 맞았다. 이제껏 보지 못했던 역대 최대 티켓 판매액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공연 건수, 티켓 판매수, 티켓 판매액이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22년 뮤지컬은 총 2778건(이하 전년 대비 ▲80%), 티켓 판매수는 약 738만건(▲58%), 티켓 판매액은 약 4253억원(▲81%)으로 집계된다. 이 기간 전체 공연 시장에서 뮤지컬 티켓 판매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76%에 달한다.

뮤지컬

특히 눈길을 끄는 건 내한 공연이 총 19건으로, 코로나19가 극심하던 2020년 대비 증감율이 217%에 달했다. 뿐만 아니라 ‘태양의 서커스: 뉴알레그리아’ ‘라이온 킹 인터내셔널 투어’의 서울과 부산 공연, ‘푸에르자부르타 웨이라인 서울’ 등 내한 뮤지컬 다수가 같은 장르 내에서 티켓 판매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도 앞서 ‘나플레옹’이 프랑스 오리지널 팀으로 처음으로 내한 공연을 마쳤고, ‘식스 더 뮤지컬’ ‘캣츠’ 등도 공연됐다. 현재는 ‘시카고’가 브로드웨이 25주년을 기념해 6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았다. 이후엔 ‘태양의 서커스: 루치아’ ‘레미제라블’ 등 굵직한 내한 공연이 올해 관객들을 만날 채비를 하고 있다.

오리지널 투어 팀의 내한 공연은 대부분 매진 러시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지만, 동시에 대사와 가사를 오로지 자막으로 전달해야 한다는 약점을 동반한다. 라이선스 뮤지컬이 번역한 한국어 대사와 가사를 배우의 말맛으로 전달한다면 내한 공연은 이를 오로지 자막의 글맛으로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관객의 이해를 돕는 작업이란 점에서 자막은 해외 오리지널 팀이 공연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때문에 해외 오리지널 팀들의 내한 뮤지컬이 늘어날수록 바빠지는 영역 중 하나가 뮤지컬 자막 번역가다. 자막 번역가는 노래와 대사를 번역하는 것은 물론 최대한 관객들이 이해하기 쉬운 자막을 쓰는 일을 한다.

이들은 자막을 통해 대사와 가사의 맛을 온전히 전달하기 어렵다는 약점을 오히려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단순히 대사와 가사를 활자로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작품의 이해를 돕기도 하고, 예능 자막을 방불케 하는 위트를 보여주면서 관객들의 재미를 배가시키기도 한다.

뮤지컬

서울 공연을 마치고 지역 투어에 한창인 뮤지컬 ‘시카고’는 ‘자막 맛집’으로 통한다. 대사의 크기와 서체를 다양하게 활용하면서 캐릭터들의 특성을 자막에 입히거나, 감정을 실어 재미와 이해도를 높이면서다. 예컨대 ‘시카고’의 대표 넘버인 ‘올 댓 재즈’는 한껏 멋을 부린 듯한 서체가 사용되고, 록시의 넘버에서는 별 모양 장식으로 꾸며진 서체를 사용해 스타를 꿈꾸는 그녀의 부푼 마음까지 자막에 담아냈다. 또 여성 사형수들의 욕설 등은 거칠게 휘갈겨 쓴 서체로 표현되는 식이다.

자막이라는 약점을 기회로 활용하기 시작한 건, 약 10년 전부터다. 2013년 뮤지컬 ‘애비뉴Q’는 자막에 폰트와 이미지 등의 변화를 준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이후 ‘마틸다’ ‘맘마미아!’ ‘지킬 앤 하이드’ ‘드림걸즈’ ‘시스터액트’ 등 폰트를 다양하게 사용한 자막 번역으로 주목받은 작품들이 다수 등장했다.

최근에는 이 같은 연출이 더욱 많아지는 추세다. 한 공연 제작사 관계자는 “뮤지컬은 음악과 춤 그리고 대사가 어우러져서 극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장르다. 이에 따라서 번역 과정도 문학 작품과는 매우 다르다”며 “뮤지컬에 익숙하지 않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관객들이 자막을 단순한 의미 전달의 용도를 넘어 확실한 재미를 주는 요소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작품의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자막 번역에 있어서 음악성과 현장성은 물론이고 예능적인 부분까지 생각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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