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50년 만기 주담대 대출연령 제한 검토…'만 34세 이하'기준 유력

(사진=연합뉴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이달 들어 10일 만에 1조원 이상 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 요인 중 하나로 50년 만기 주담대를 거론하면서 대출 연령 제한을 두는 등 방법으로 가계대출을 관리할 예정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지난 11일 소속 은행들에 공통 양식을 보내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 실적과 조건 등을 채원 회신해달라고 요청했다.

50년 만기 주담대는 원리금을 50년에 걸쳐 상환할 수 있는 대출 상품으로, 지난 1월 수협은행이 선보인 뒤 5대 은행도 지난달 이후 줄줄이 내놓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출 만기가 길어질수록 대출자가 갚아야 할 전체 원리금은 늘어나지만 만기가 길면 연간 갚아야 할 원리금이 줄어 대출한도를 늘릴 수 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1년 단위로 소득 대비 원리금 감당 능력을 보기 때문이다. 이에 당국이 50년 만기 주담대를 ‘DSR 우회 수단’으로 지목하고 있다. 10일 기준으로 5대 은행 50년 만기 주담대 취급액은 1조2379억원에 이른다. 출시 이후 한 달여 만에 대출 잔액이 1조원을 넘었다.

이처럼 초장기 만기 상품이 주담대 수요를 자극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연령 제한이 도입될 전망이다. 대출 상한 연령은 ‘만 34세 이하’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현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신한은행이 유일하게 만기가 40년이 넘는 주담대에 ‘만 34세 이하’ 연령 제한을 두고 있다.

인터넷은행 주담대 규제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는 이달 들어 열흘 만에 크게 늘어났다. 은행권에 따르면, 이달 10일 기준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69조8893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6685억원 늘었다. 특히,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하는 주담대는 같은 기간 512조8875억원에서 514조1174억원으로 1조2299억원 늘었다.




강은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