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일보] 이태종 기자 = 한 여성이 남자친구로부터 4박 5일간 감금돼 바리캉(이발기)으로 머리가 밀리고 60차례 이상 무자비한 폭행을 당한 사건이 10일 MBC '실화탐사대'를 통해 공개됐다.
'실화탐사대'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11일 발생했다. 올해 만 19세가 된 A씨는 이날 엄마에게 "살려줘 엄마. 얼마나 걸려? 오면 내 몸 확인해야 해"라며 구조를 요청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아빠 역시 A씨로부터 "아빠 살려주세요. 연락 못 해요"라는 문자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황급히 딸을 구하러 달려가던 엄마는 빗길 교통사고를 당했고, A씨는 경찰과 구급대원에게 긴급 구조됐다. 당시 A씨는 강아지용 울타리 안에서 극심하게 떨고 있었으며, 온몸에는 멍이 가득했고 머리카락은 쥐어뜯긴 듯 삭발 된 상태였다.
가해자로 1년 반 교제한 남자친구를 지목한 A씨는 "자고 있던 저를 깨워서 얼굴과 팔에 여러 차례 폭행한 뒤에 저를 다 벗게 해서 무릎을 꿇게 했다. 60여대 정도 맞은 것 같다"며 "전화 통화 하면 (가해자가) 깰 것 같아서 부모님께 문자를 보냈다"고 입을 열었다.
A씨는 "가해자가 집에 있던 바리캉을 챙겨서 제 머리를 사정없이 밀었다. 피했더니 더 때린다고 했다"며 "저한테 침 뱉고 제 얼굴에 소변 누면서 '넌 그래도 괜찮아'라고 했다. 성폭행하고 나체 동영상도 촬영했다. 배변 패드에 오줌 안 싸면 때린다고 했다"고 폭로했다.
방송 중 가해자의 구속 소식이 알려지자 부모는 눈물을 터뜨렸다. 그러나 가해자 측은 다음 날 "성관계는 전부 다 자유로운 의사 안에서 한 거다. 폭행은 하긴 했지만, A씨가 원해서 때렸다"고 주장했다.
가해자 측 아버지는 "그쪽(피해자)에서 너무 심하게 말했다. 사람 죽인 사건도 아니고 도둑질도 아닌데 저희는 압수수색까지 당했다"며 "단지 눈이 돌아서 그런 일을 저지른 거에 대해서는 분명히 잘못했고 벌을 받는 게 맞는데 이게 기사에 날 만큼 흉악범은 아니다. 데이트폭력 같다"고 강조했다.
실화탐사대 측이 입수한 오피스텔 CCTV에서는 가해자가 A씨를 폭행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가해자는 5일 동안 A씨를 옥상에 데리고 가 폭행했고, 실제 CCTV에서 A씨가 절뚝거리며 옥상을 내려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또 가해자가 A씨의 얼굴을 세게 때리는 장면도 있었다.
A씨 측 부모는 "우리 딸이 그 두려움, 공포를 평생 갖고 가야 한다는 게 제일 걱정"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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