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도 아닌데 이상한데?"…뇌출혈 어르신 살린 경찰관(영상)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경찰이 뛰어난 눈썰미로 60대 운전자의 뇌출혈 전조 증상을 발견하고 생명을 구한 사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경찰청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걸음걸이가 이상한 어르신, 이거 혹시!?’라는 제목으로 영상이 올라왔다.

(사진=경찰청 유튜브 채널 갈무리)

지난 5월28일 남성 A씨(60대)는 파주의 한 도로에서 역주행 교통사고를 낸 뒤 탄현파출소로 인계돼 추가 조사를 받고 있었다.

당시 출동한 경찰은 A씨의 어눌한 말투에 음주 측정을 했지만, 음주 상태는 아니었다.

또한 경찰은 A씨의 차 안에서 약이 다수 발견된 점 등을 고려해 마약 투약 정황을 의심했지만, 발견된 약은 혈압약이었으며 마약 검사 역시 미검출 반응을 보였다.

이에 경찰은 A씨를 우선 귀가 조치하기로 했다.

그런데 A씨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이봉준 경위는 A씨의 걸음걸이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제대로 서 있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쳐 있었기 때문이다.

이 경위가 A씨를 다시 불러 “한번 걸어보라”고 하자, A씨는 옆에 있던 책상을 잡은 채 똑바로 걷지 못하고 절뚝였다.

이를 본 이 경위는 A씨가 뇌출혈 전조 증상을 보인다는 것을 파악하고 곧바로 119에 신고했다.

(사진=경찰청 유튜브 채널 갈무리)

병원으로 이송된 A씨는 뇌출혈 진단을 받았으며, 당시 말초 혈관에 피가 고여 위급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위는 “형사 시절 국과수 부검을 갔을 때 뇌출혈 증상이 있으면 뇌에 피가 고이기 때문에 눈이 앞으로 튀어나오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어르신 눈이 조금 나와 있는 게 느껴졌고 똑바로 걸어보라고 하니까 몸이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래서 119에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다행히 조기에 발견해 입원 치료 후 지금은 건강을 되찾은 상태다.

이 경위는 “의사가 경찰관이 사람을 살렸다고 했다”며 “(어르신과 가족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도 들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