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타임즈=조광현 기자]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2023 세계 스카우트잼버리(잼버리)가 막을 내렸다. 한국을 찾은 4만여명의 전 세계 스카우트 대원들은 캠핑장에서도, 기업 체험 현장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기업들의 노력이 한국에 대한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이다.
태풍으로 실내 활동 즐기는 잼버리 대원들.(사진=연합뉴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잼버리는 대회 준비부터, 개최 장소, 진행 방식, 날씨까지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었다. 그나마, 우리 기업들이 해결사를 자처하고 나서면서 잼버리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지만, 기업들이 정부 주도의 행사까지 책임져야만 한다는 사실은 분명한 현실이 됐다.
삼성과 SK, 현대차, LG, 포스코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잼버리 대원들을 위한 물품과 숙소를 지원하고, 각종 프로그램까지 마련했다. 기업들이 움직이자 잼버리는 빠르게 정상화됐다. 하지만, 잼버리 정상화를 바라보는 기업들은 웃기도, 그렇다고 찡그리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기업 관계자는 “비가 오면 수해복구 지원금을 내고, 국제 행사에 문제가 생기면 사람까지 보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필요하지만 그 지원 영역이 계속 넓어지면서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잼버리 사태가 발생하자 대기업 중 가장 먼저 나선 곳은 삼성이다. 삼성은 ‘모두와 나누며, 함께 잘 사는 세상을 위해 노력한다’는 슬로건 아래 음료 20만개를 현장에 보냈고, 삼성병원 의료지원단도 파견했다.
여기에 임직원 150명을 투입하고, 삼성전자 사업장 견학 프로그램도 가동했다. 삼성이 나서자 이후 기업들은 삼성과 비슷한 수준의 지원책을 공개하며 힘을 더했다.
LG그룹은 생수와 이온음료 총 20만 병, 넥쿨러 1만 개, 휴대용 선풍기 1만 대, 냉동탑차 6대, 그늘막(MQ텐트) 300동, 생활·위생용품 5만 개 등을 지원했다.
HD현대는 임직원 봉사단 120여 명을 현장에 긴급 파견했고, 자체 준비한 비품으로 화장실 등 대회장 시설 정비에 나섰다.
LS도 발전기와 대형 내동 컨테이너, 생수 10만 병, 컵얼음 5만 개를 긴급 지원했다. 롯데그룹을 비롯해 SPC, 이마트, 쿠팡 등 일부 유통 기업들 역시 잼버리 참가자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각종 견학 프로그램도 잇따라 만들어졌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전주공장을 개방했다. 현대차 전주공장은 연간 10만3000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춘 상용차 기준 세계 최고 수준의 공장으로, 최근에는 친환경 차량인 전기·수소버스와 수소트럭 등의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서울 을지로에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체험관 '티움' 견학 프로그램, SK이노베이션은 서린사옥 투어 외에도 서울 종로구 일대 문화유산을 소개하고자, 경복궁, 덕수궁, 인사동 등을 안내했다.
이 밖에 포스코그룹은 송도 포스코 글로벌R&D센터 레지던스홀을 대한항공은 경기도 용인 소재 신갈연수원을 잼버리 대원의 숙소로 지원했다. 이어 대한항공은 신갈연수원을, 코오롱그룹과 GS건설도 각각 용인 소재 인재개발센터와 엘리시안러닝센터를 숙소로 제공했다.
다만, 기업들의 지원은 공짜가 아니다. 수만명의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만들어 낸 이익을 사회와 공유하는 차원이다. 정부도 기업에만 의지할게 아니라, 처음부터 제대로 된 행사를 준비했으면 이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란 목소리를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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