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제6호 태풍 ‘카눈’ 영향권에 들어갔다. 카눈은 한반도를 남에서 북으로 종단하며 느리게 이동한다는 점에서 낯선 유형이다. 육지에 상륙하면서 위력이 약해지며 서편향 움직임을 보이긴 하지만 피해규모를 예측하기 어렵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오전 9시 20분께 경남 거제 해안에 상륙했다. 위력은 ‘중’ 수준으로, 중심기압은 975헥토파스칼(hPa)이며 최대 풍속은 초속 32m(시속 115km)다. 거제를 중심으로 한 남해안과 청주까지 초속 25m가 넘는 폭풍반경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카눈은 시속 34km 속도로 이동, 정오께 대구 서남서쪽 약 50km 부근을 지나 오후 3시께 청주 남남동쪽 약 60km 부근을 통과하겠다. 이때까지 ‘중’ 수준의 위력을 보이겠으며 최대 풍속 초속 15km의 강풍반경은 300km, 폭풍반경은 60km에 이르겠다.
청주 부근을 통과한 카눈은 위력이 약해지며 오후 9시께 서울 동남동쪽 약 40km 부근을 지나겠고 11일 자정께엔 서울 북북동쪽 약 40km 부근을 지나 11일 오전 6시께 평양, 오후 6시께 신의주 남남동쪽 약 80km 부근 해상으로 빠져 나가면서 열대저압부로 바뀌겠다.
이 같은 경로는 고흥에서 강원 동해안까지 이틀에 걸쳐 대각선으로 이동한 2002년 태풍 '루사'와 비슷하다. 루사의 위력은 한반도 상륙 당시 카눈과 같은 '강' 수준으로 시간당 100.5㎜, 일 강수량 870.5㎜에 이르는 기록적인 비를 뿌리면서 이재민 8만 8000여명 사망·실종 246명, 재산피해 5조1419억여 원에 이르는 막대한 피해를 냈다.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전국에 걸쳐 매우 많은 비도 예상된다. 강원영동에는 사흘간 최대 600mm의 비가 쏟아질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또 전라, 경상권에는 300mm 이상, 수도권에는 최대 200mm의 많은 비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 장마로 인한 수해복구가 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카눈의 한반도 종단으로 인한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는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해안가 저지대와 해안가 주변 지하 사업장 등 위험지역은 수시로 예찰하고 지하차도에는 담당자를 현장에 배치해 위험을 통제할 예정이다.
이상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은 "다소 불편함이 있더라도 정부의 사전 통제와 대피 조치에 적극 협조해 태풍이 지나갈 때까지 외출을 자제하고 안전한 실내에 머물러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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