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양원모 기자] ‘수해 중 골프’ 논란으로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에서 당원권 10개월 정지의 중징계를 받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나를 잡범 취급하면서 제물로 삼아 수해 대비 부실과 각종 스캔들이 묻혀졌다면 그걸로 만족한다”며 여권을 에둘러 비판했다.
홍 시장은 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지난해 대구로 내려올 때는 총선 관여도 지자체장은 법적으로 금지돼 있고, 총선 책임론에서 해방되기 위해 내려온 것”이라며 이 같이 적었다.
홍 시장은 “나는 내년 총선에서 우리가 이기기만 바랄 뿐”이라며 “징계하고 상관없이 내가 할 일은 (애초) 아무것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거듭 말하지만 나는 국민적 기반으로 정치하는 사람이지, 계파 믿고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15대 국회의원 출신으로 이 당에서 유일하게 현역으로 활동하는 정치인이 나 밖에 없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라며 “친이도, 친박도, 친노도, 친문도 모두 다 권력에 빌붙은 하루살이였다”고 꼬집었다.
홍 시장은 지난 8일에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한낱 계파 졸개에 불과한 하루살이들이 날뛴다”며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했다. 지난달 말 당 윤리위에서 당원권 10개월 정지 중징계를 받은 것에 대한 불쾌함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1996년 정치권에 들어온 이래 몇 번의 위기가 있었다”며 “2012년 4월 총선에서 처음으로 낙선했을 때 세평은 ‘홍준표는 이제 끝났다’고 했으나 그해 12월 대선과 함께 치러진 경남지사 보궐선거에서 나는 또다시 일어섰다”고 했다.
홍 시장은 “(내가) 국회의원 5선, 경남지사 재선, 대구시장 등 선출직 8선에 당 대표 2번까지 합쳐 10선 선출직을 지낸 것은 정치적 기반을 계파에 두지 않고 국민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낱 계파 졸개에 불과한 하루살이들이 날뛰는 정치판에서 늘 국민적 기반만 생각하고 정치를 했기 때문에 선출직 10선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루살이들의 권력은 한순간에 불과하다. 정작 중요한 것은 국민적 기반”이라며 “국민적 기반이 없으면 그건 모래성”이라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또 유승민 전 의원이 전날 자신의 배신자 프레임과 관련해 라디오 방송에서 ‘그런 식이면 홍준표 시장, 권성동·장제원 의원 등도 배신자’라고 반박한 것과 관련, “배신은 개인적 신뢰 관계를 전제로 한 용어”라며 자신은 누군가를 배신한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9일 페이스북에 올린 추가 글에서 “유 전 의원이 배신자 프레임에 갇힌 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이고, 각종 당내 선거에서 친박 대표로 나섰기 때문”이라며 이 같이 적었다.
홍 시장은 “나는 박 전 대통령과 당만 같이 했을 뿐, 아무 개인적 신뢰 관계도 없다”며 “(박 전 대통령을 겨냥해) ‘춘향인 줄 알았는데 향단이었다’고 비유한 것도 어떻게 현직 대통령이 그렇게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한국 보수 집단을 궤멸시킬 수 있었는지에 대한 무능을 질책한 말이었다”고 부연했다.
이어 “나는 유 전 의원처럼 정치적 이해 관계에 따라 누구를 배신한 일이 단 한 번도 없다”며 “형, 동생 하던 MB(이명박 전 대통령)도 재임 중 5년 동안 나를 견제하고 내쳤어도, 나는 MB가 곤경에 처했을 때마다 끝까지 의리를 지켰다”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그동안 숱하게 배신만 당했다. 그러나 나는 그들을 믿은 죄밖에 없으니, 내 잘못은 아니다”라며 “유 전 의원은 본인에게 씌워진 배신자 프레임을 벗어나기 위해 나를 더 이상 끌고 들어가지 말라. 나는 누구 밑에서 굽신대며 생존해온 계파 정치인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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