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1068조원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대 규모를 또 다시 갈아치웠다. 한 달 만에 주택담보대출에서만 6조원이 불어나 은행권 대출 규모를 끌어올렸다. 2금융권 대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규모가 큰 은행 가계대출 급증으로 전 금융권 가계대출 규모도 넉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월간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7월 중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한 달 전보다 6조원 증가한 1068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은이 가계대출 관련 통계를 산출한 이래 사상 최대 규모로, 지난 6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것이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넉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을 뿐 아니라 증가폭(6월 5조9000억원→7월 6조원) 역시 확대되는 추세다.
은행권 가계대출 급증세는 주택관련대출이 주도했다. 실제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은 820조8000억원으로 한 달새 6조원 늘었다. 주담대 증가폭만으로는 전월(+7조원) 대비 감소한 모습이나 증가세가 여전히 가팔랐다. 국토교통부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7월 중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은 1만8000호로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를 나타냈다. 지난 2월 1만3000호 수준이던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량 역시 5월과 6월 각각 1만6000호에 이르는 등 매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차장은 "은행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7월 전세자금대출이 하락 전환하며 수요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주택매매거래가 늘면서 주택구입 관련 자금 수요로 이어져 큰 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연초에는 특례보금자리론 출시로 대환대출에 많이 집중돼 정책모기지 중심으로 (주택대출이) 증가했으나 최근에는 은행 주담대와 정책모기지가 동시에 실행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반면 신용대출과 같은 기타대출은 높은 대출금리와 DSR규제 등 영향으로 둔화 흐름이 지속돼 전월과 비슷한 수준인 246조1000억원에 머물렀다. 다만 분기말 은행들의 부실채권 매상각과 주식투자관련 일부 자금수요 등으로 감소폭(6월 -1조2000억원 →7월 -100억원)은 한 달 전보다 축소됐다.
한편 은행 주담대를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급증이 지속되면서 지난달 은행과 제2금융 등을 포함한 가계대출 총 잔액은 전월 대비 5조4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6조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은 그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이는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와 달리 2금융권 가계대출은 상호금융권을 중심으로 뚜렷한 감소추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금융당국이 발표한 '7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금융권 내 가계대출 규모는 6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 단위농협과 새마을금고, 신협 등이 포진한 상호금융기관 대출 감소규모가 1조6000억원 상당으로 가장 높았다. 반면 카드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와 보험업권 대출 잔액은 전월 상각효과와 공모주 청약 등 자금수요 속 카드대출과 보험계약대출 증가해 각각 5000억원 씩 늘었다.
한편 금융당국은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주택거래량 회복 등으로 증가세를 나타냄에 따라 업권별 주담대와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증가세를 밀착 모니터링하는 한편 하반기 가계대출 관리를 위한 선제적 대응책 마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오는 10일 이세훈 금융위 사무처장 주재로 '가계부채 관련 점검회의'를 개최할 에정"이라며 "이 자리에서 최근 가계부채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방향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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